월 소득 100만원 미만-500만원 이상 ‘10배’ 차이
직업능력개발원 연구논문…“공교육 질과 무관”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부모의 소득, 교육열 등과 정비례하며, 공교육의 질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전국 일반계 고교 3학년 학생 1926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 지출 규모를 조사해, 9일 열린 제1회 한국교육고용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평준화와 사교육비’ 논문을 보면, 월 평균 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월 평균 사교육비는 61만9000원으로, 월 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6만1000원)의 10배에 이르렀다. 또 부모의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경우 한 달에 48만2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해, 중졸 이하(14만5000원)보다 3.5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나 수준별 이동수업 실시 여부는 사교육비 지출 규모와 거의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교육에 만족하는 부모(29만4000원)와 그렇지 않은 부모(31만원)의 사교육비 지출은 큰 차이가 없었으며,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는 학교 학생(30만2000원)과 그렇지 않은 학교 학생(30만3500원)의 사교육비도 거의 비슷했다.
채 위원은 “학업능력이 비슷한 학생들을 모아 수업을 하면 효율성이 높아져 공교육의 질이 개선되고 따라서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가 실제로는 별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준화 지역의 사교육비(36만6000원)가 비평준화 지역(19만3000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부모의 교육열이 높고 사교육 공급이 많은 서울과 6개 광역시가 모두 평준화 지역에 속한 반면, 읍면 지역은 모두 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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