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초등생 학습 부담 되레 가중…수업시간·과목 모두 늘었다

등록 2015-09-22 20:11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2015 개정 교육과정’ 살펴보니
교육과정은 공교육의 설계도이자 출발점이다.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설정한 뒤에 초·중·고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몇시간씩 가르쳐 그 인간상에 걸맞은 인간을 길러낼지 목표와 실현방안을 담아야 한다. 교육과정 전문가들은 23일 고시하는 ‘2015 교육과정’의 인간상과 목표와 교육방식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앞뒤가 맞지 않거나 심지어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등 신설
학습부담 경감 목표 빛바래

교육목표·방법 앞뒤 안맞아
홍익인간-창의융합형 인재
역량중심-핵심원리중심 교육
추구 이념·수업방식 ‘이질적’

■ 인간상은 홍익인간인데, 중점은 창의융합 교육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홍익인간(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을 교육이념으로 삼아왔다. 박근혜 정부가 2015 교육과정 개정 목표로 삼은 ‘창의융합형 인재’는 이명박 정부의 2009 교육과정이 표방한 ‘글로벌 창의 인재’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기본법은 홍익인간, 자주적 생활인, 민주시민 등을 ‘교육이념’으로 규정한다. 2015 교육과정에서도 ‘추구하는 인간상’에 홍익인간의 교육 이념 및 목적을 바탕으로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을 열거해놓고 있다. 인간상에서 ‘창의융합형 인재’라는 말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뒤이어 이번 교육과정의 열쇳말에 해당하는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에서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고 적시해놨다. 홍익인간 등 인간상과 창의융합형 인재가 어떤 관계인지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채, 현 정부의 슬로건인 ‘창조경제’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라며 ‘창의융합형 인재’를 불쑥 끼워넣었다. 진영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실천위원회 정책국장은 “창의융합형 인재가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한 나라의 교육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서에 임의로 말을 갖다 붙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근본적으로 다른 교육 방법 혼재 2015 교육과정엔 서로 관련 없는 이질적인 두가지 교육방법이 함께 도입됐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미국 등 외국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역량 중심 교육’과 ‘핵심원리’(빅 아이디어) 중심의 교육은 서로 추구하는 지식의 내용과 수업 설계방식이 매우 다른데, 한 교육과정 안에 그 둘이 혼재돼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역량은 실용적인 지식이고 핵심원리는 학문적인 지식이다. 역량은 문제해결능력, 협업능력, 자기관리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지식이라, 프로젝트 수업이나 문제해결 수업 등을 통해 길러진다. 하지만 학문적인 지식(핵심원리)은 ‘학습목표→핵심원리 도출→핵심원리의 깊은 이해를 위한 핵심질문 도출→핵심질문의 답을 얻기 위한 수업활동 설계→평가’라는 상이한 절차로 수업을 설계하게 된다.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는 “수업설계의 원리와 절차가 매우 다른 두가지를 상호간의 관계 정립도 없이 병렬적으로 도입한 것은 교육과정 기준 문서의 심각한 결함”이라고 짚었다.

■ 학습부담 줄인다며 초등 소프트웨어 교육 신설 교육부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과 더불어 학습부담 경감을 주요 개정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오히려 수업시간과 과목이 늘어나 부담을 늘려놨다는 비판을 받는다. 초등 5~6학년 실과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추가됐고, 한자 교육도 교과서 병기는 아니지만 전보다 강화된다. 박제윤 교육과정정책관은 22일 구체적인 학습부담 감축 수준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즉답을 피했다. 박 정책관은 “학생들의 학습부담 적정화를 취지로 교육과정을 개발했는데, 교육과정은 방향을 제시할 뿐이고 교과서가 개발되고 거기에 따라 수업이 이뤄지고 평가까지 이뤄져봐야 학생들이 체감하는 부담(감소 수준)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