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고3 수험생의 마지막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지난 13일 치러졌다. 20여일 남은 2016학년도 수능은 11월12일(목)에 실시한다. 논술과 적성 등 대학별 고사 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사실상 2017학년도 입시를 치르는 현재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다음 차례다. 고3이 되어 점수를 많이 올리기는 쉽지가 않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 대입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3 되기 전 4개월을 어떻게 활용 하는냐가 중요하다. 게다가 매년 바뀌는 대입제도에 수험생들이 적응하기도 녹록지 않다. 내년에는 수능 한국사가 필수가 되고, 그다음 해에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이렇듯 현재 고3, 고2, 고1의 대학입시가 모두 다르다.
먼저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에 해당하는 2017학년도에도 수시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체 모집인원은 9564명 감소했지만, 오히려 수시모집 선발비중은 증가했다. 수시 비율이 69.9%로 그 비중이 2016학년도보다 3.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학생부 중심 전형의 비중이 전년도보다 2.9%포인트 증가하여, 전체 모집인원의 60.3%를 선발한다. 논술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488명 감소했고 실시하는 대학은 28곳으로 전년도와 동일하다. 이렇듯 2017학년도 대입전형은 핵심 전형요소 중심으로 표준화한 대입전형 체계에 따라 수시는 학생부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전형 설계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에서는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는 수시에 84개교, 정시에 162개교가 반영한다. 학생들의 수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쉽게 출제하는 동시에 절대평가를 도입하여 등급만 제공한다. 한국사 영역이 포함됨에 따라 4교시 시험시간은 60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만점은 50점이며, 등급을 분할하는 원점수는 1등급과 2등급의 분할점수인 40점을 기준으로 5점씩 낮아진다. 또한 국어 및 수학 영역 수준별(A/B형) 시험이 폐지된다. 수학 영역은 문·이과에 따라 나/가형 시험으로 운영된다. 수능 시험일은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하여 2015학년도 수능부터 다른해보다 일주일 늦어진 11월 둘째 주에, 2017학년 수능부터는 일주일 더 늦어진 11월 셋째 주에 시행한다. 2017학년도 수능 시험일은 11월17일(목)이다.
현재 고교 1학년 학생에 해당하는 201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도 발표됐다.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위주,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부 중심 전형 강화 등 ‘대학입시 간소화 방안’은 그대로 유지된다. 아울러 ‘공교육 진흥법’에 따른 대학별 고사 선행학습 영향 평가 관련 내용을 반영해, 대학별 고사의 교육과정 범위 내 출제 정착을 유도한다. 수능은 영어 영역을 제외하고는 2017학년도 시험과 동일하다. 한국사 영역 필수화, 국어 및 수학 영역 수준별 시험 폐지 등 2017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된 개선사항은 2018학년도 수능에도 현행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의 성적은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제공한다. 영어 영역 성적은 한국사 영역과 마찬가지로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하며, 등급 수 역시 9개 등급으로 결정되었다. 영어 영역의 만점은 현재와 동일하게 100점이며, 등급 간 점수 차이는 10점으로 설정하였다. 정부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가 되면 학교 영어 수업이 수능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에서 벗어남으로써 학생들의 균형 있는 영어능력(말하기·듣기·읽기·쓰기)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능영어 평가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뀔 경우, 영어 사교육비가 국어와 수학 등 다른 과목으로 전이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또한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약화되어 대학은 영어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8학년도 수능 시험일은 11월16일(목)이다.
고1, 고2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 잘 입학하려면 바뀐 대입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분명한 목표를 수립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중국 전한(前漢) 때의 장군 이광이 산길을 가다가 호랑이라고 착각하여 쏜 화살은 바위를 뚫었지만, 다음날 다시 쏜 화살은 바위를 뚫지 못했다고 한다.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쏜 화살에는 반드시 호랑이를 잡겠다는 집념이 있었으나 그 후에 쏜 화살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필코 해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잊지 말자.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