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간사 “다섯줄 정도뿐”이라며
근현대사 축소·이전 역사 확대 주장
도종환 의원 “8종교과서 여러쪽 달해”
근현대사 축소·이전 역사 확대 주장
도종환 의원 “8종교과서 여러쪽 달해”
정부·여당의 현행 검정 고교 한국사 교과서 비판 논거가 또다시 ‘거짓말’로 확인됐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4일 “2014년 보급된 8종 검정 역사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세종대왕과 관련한 서술이 정치·국방·경제·문화사 등 여러 쪽에 걸쳐 상세하게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인 강은희 의원이 당·정협의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세종대왕 기술이 다섯 줄 정도밖에 안 돼 있다”고 주장한 내용을 반박한 것이다. 당시 강 의원은 근현대사를 40%로 줄이고 이전 역사 비중을 60%로 늘려 세종대왕 등 주요 인물과 사건의 서술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도 의원이 분석해보니, 8종 교과서는 각 분야별로 나눠 세종대왕의 업적을 3~6쪽씩 비중있게 서술하고 있었다. 집현전 설치를 통한 정치체제 안정과 4군6진 설치 및 대마도 정벌을 통한 국방강화, 전분6등법과 연분9등법의 수취체제 정비, 천문·의학 등 과학기술의 발전, 훈민정음 창제 등이 주요 업적으로 강조됐다. 또 8종 교과서 모두 사진·그림·도표 등 다양한 참고자료를 충실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비상교육은 6쪽에 걸쳐 세종대왕 관련 내용을 서술했다. 125쪽 한면 전체가 훈민정음에 대한 서술이고 127쪽에는 세종대왕 시기 과학기술 발전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참고자료를 배치했다. 미래엔 역시 150~151쪽을 포함해 훈민정음 창제와 과학기술 발전 등 세종대왕의 업적을 3쪽 가량 서술했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검정 역사교과서 필자들이 고의적으로 유관순을 기술하지 않은 것처럼 광고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유관순 열사 관련 서술은 초등 사회과 교과서에만 학습요소로 들어가 있다. 초등학교 때 이미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을 배우기 때문에 고교 교과서에서 굳이 반복해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도종환 의원은 “정부·여당은 유관순부터 세종대왕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국정교과서 추진의 근거를 위해 거짓말을 일삼으며 국민들을 호도하는 행위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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