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의 증가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학생부 항목 중 7번 ‘창의적 체험활동’과 8번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계획하는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담당자들이 봉사활동의 양보다는 활동의 ‘진정성, 지속성, 자발성, 헌신성’ 등에 더 주목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하위 4개 영역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이다. 봉사활동은 어떤 대가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아니라, 자발적인 의도에서 개인이나 단체로 다른 사람을 돕거나 사회에 기여하는 무보수의 지속적인 활동이다. 봉사활동 인정 시간은 일일 8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하루 중 봉사활동 인정 시간은 원칙적으로 수업시간이 6교시면 2시간, 4교시면 4시간, 휴업일(공휴일)이면 8시간 이내로 한다. 봉사활동 시간은 다른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의 시간과 중복하여 인정할 수 없다. 헌혈은 자원봉사 시간으로 인정되므로 봉사활동 실적란에 입력하고 특기사항에는 입력하지 않는다. 인정 시간은 회당 4시간이다. 또한 ‘나눔포털’(행정자치부), ‘VMS’(보건복지부), ‘DOVOL’(여성가족부) 등 정부가 운영하는 봉사활동 포털과 교육정보시스템의 봉사실적 연계를 통해 학생 개인계획에 의한 봉사활동 실적을 입력할 수 있다. 이 경우 학생은 봉사활동 계획서 및 봉사활동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할 필요가 없고 학교는 교육정보시스템에서 나눔포털 전송 자료를 확인하여 학생부에 입력하므로 개인계획에 의한 봉사활동 실적 등록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반면, 실적 연계 누리집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 사전 봉사활동 계획서를 학교장이 추천(허가)한 경우에만 봉사활동으로 입력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봉사활동과 관련하여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봉사시간의 총량이다. 예전에는 ‘베터 댄 나싱’(Better than nothing) 식으로 봉사시간의 양을 강조했지만, 지금은 확실히 양보다는 질이다. 즉, 봉사활동이 300시간인 학생이 불합격하고 80시간을 한 학생이 합격할 수 있다. 정량적 평가가 아닌 정성적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봉사활동 시간은 2학년 때까지 90시간 정도만 해도 나쁘지 않다. 30시간은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나머지 60시간은 개인계획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 좋다. 학생 개인계획에 따라 실시하는 봉사활동은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중학교 때부터 다니는 곳이 있다면 더욱 좋다. 한두 번 정도 간 봉사활동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이유로 횟수와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3학년 때도 봉사활동은 계속해야 한다. 지속성과 일관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봉사활동의 진정성이다. 학생들에게 왜 그곳에서 그런 활동을 하는지 고민하면서 봉사활동의 의미를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봉사활동 기록표’를 만들어 제공하면 봉사활동을 마치고 학생부에 기재하기가 용이하다. 봉사활동 내용 또는 제목, 동기, 과정, 결과, 의미를 기재하도록 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주면 된다. 학생이 의미 부분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면 학생부 특기사항을 쓰기가 훨씬 더 수월하다. 요즘에는 담임교사가 큐아르(QR) 코드를 만들어 ‘봉사활동 기록표’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입학사정관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봉사활동 시간이 아니라 특기사항인데도 이 항목이 비어 있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교대를 지원하는 학생이 인근 초등학교에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갔다면 봉사시간보다는 이 학생이 초등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쳤고 그 활동을 통해서 무엇을 느끼고 변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상당수 학생들의 학생부에는 간단한 봉사활동 내용과 봉사활동 시간만 기재되어 있고 가장 중요한 특기사항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특기사항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봉사활동 등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는 학생에 한하여 입력하되, 왜 그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기재하면 된다.
이왕 하는 봉사활동이라면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봉사활동을 자기주도적으로 개척하여 일관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성이 있는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특기사항에 기록을 잘 남기는 것이 수시모집 봉사활동의 핵심이다. 거기에 학생이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이해를 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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