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 입시토론회서 지적
고난도 면접·교외 스펙 요구 등
서울대·고려대·서강대 ‘꼼수’
고난도 면접·교외 스펙 요구 등
서울대·고려대·서강대 ‘꼼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고난도의 면접고사를 별도로 치르거나 교외 스펙을 요구하는 ‘무늬만 학종’을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종의 실태 파악 및 대안 모색을 위한 연속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구본창 사교육걱정 정책대안연구소 정책2국장은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학종을 늘리도록 권장하면서 일부 대학이 학종의 취지에 어긋나는 ‘꼼수 전형’을 학종으로 눈속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 국장은 각 대학이 발표하고 있는 ‘2016학년도 입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학종으로 치러지는 서울대 일반전형과 고려대 융합형인재전형의 자연계열 면접고사 출제 문제가 사실상 타 대학의 자연계 논술고사 문제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의 경우 합성함수와 역함수의 미분법, 곡선의 길이, 부분적분과 치환적분의 원리를 적용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이는 고교 교육과정으로 대비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는 활동을 증빙하기 위해 별도의 ‘활동보충자료’를 낼 수 있도록 한 서강대 학종에 대해서도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는 외부활동은 사교육 유발 요인이 높은 고급 스펙에 해당하는 것으로 특기자전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종과 같은 정성평가가 대세로 자리잡은 대학 입시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어떤 경쟁요소가 더 생겨날지 알 수가 없다”며 “학종의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경 서울여대 입학사정관전형 전담교수는 “수능으로는 대학 진학이 어려운 일반고 학생들이 학종을 통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등 다양성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일부 대학이 아니라 여러 대학의 학종 운영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정 미양고 교사는 “학종에 대해서는 부정만 하거나 긍정만 할 수 없다”며 “합격의 기준이 애매하고 공정성에 대한 회의가 있지만, 공교육 혁신의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한계를 보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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