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8개 4년제 국공립대학 가운데 지난해 유일하게 교직원이 직접 투표로 총장을 선출한 부산대가 직선 총장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부산대는 12일 “전호환(58·사진) 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4년 임기의 20대 부산대 총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이달 말~다음달 초 전 총장의 취임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공립대 총장은 교육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부는 2012년부터 국공립대 총장 후보를 대학 교직원 대표와 외부 추천 인사 등이 총장을 뽑는 간선제를 고수했다. 총장 직선제로 돌아서는 대학에는 각종 지원금을 끊겠다고 을렀다. 실제로 한국해양대와 경상대 교수회 등이 직선제를 추진하다가 백기를 들었다.
부산대도 교육부의 전방위 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간선제로 차기 총장을 선출하려다 지난해 8월 고현철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직선제 사수’를 요구하며 부산 장전동캠퍼스 본관 3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자 같은 해 11월 교수 전체와 교직원·학생 대표가 총장 후보를 직접 선출했다. 이어 부산대는 같은 해 12월 교육부에 “1~2위를 차지한 전 교수와 정윤식(61·통계학과) 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밟아달라”며 서류를 보냈다.
하지만 교육부는 여섯달이 되도록 전 총장의 임명을 대통령한테 요청하지 않았다. 직선 부산대 총장을 허용하면 다른 국공립대도 직선 총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간선제 총장을 고수하던 교육부가 뒤늦게 부산대 총장의 임명 절차를 밟은 것은 고현철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특수한 사정과 지난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소야대가 이뤄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부산대 주변에서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의 정책 방향이 보완된 간선제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부산대 직선 총장 후보의 검증 기간이 다른 대학에 비해 오래 걸린 측면이 있다. 추가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행정적 방법을 통해 간선제를 유도하고 있으므로 부산대에 인센티브 지원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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