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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보수단체 편파적 주장 담은 책 ‘중학교 추천도서’로 배포

등록 2016-06-09 14:23수정 2016-06-09 15:40

“4대강 공사 성공적…환경단체 거짓말쟁이들”
수도권의 한 중학교 교사가 1학년 학생들에게 도덕 과목 추천도서로 보수단체의 편파적 주장을 그대로 담은 책을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경기도 ㅅ중학교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교사가 배포한 책은 <미꾸라지 진짜 용된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80여쪽짜리 소책자다. 이 책은 ‘바른마음갖기회’(회장 차피득)라는 보수단체가 펴내 2015년 2월까지 모두 28판 83만부를 발행했다.

책은 ‘태국판 4대강 사업’에 대해 “(4대강 사업 태국 수출로) 그렇게도 말썽 많던 우리나라 4대강 공사가 성공적인 사업이었다는 것이 분명히 입증된 셈”이라며 “더욱이 우리나라 환경 단체들의 비열한 원정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를 올린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한 환경단체들에 대해 “환경단체의 탈을 쓴 4대강 반대자”, “환경 단체의 탈을 쓴 거짓말쟁이들” 등의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태국판 4대강 사업은 2015년 4월 태국 정부의 입찰 취소로 백지화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100억원 이상의 홍보비 손실을 기록했다.

4대강 사업 뒤 유속이 느려진 곳에서 번식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에 대해서도 “거의 독성이 없고, 생태계에 크게 유해하지도 않는 것이 판명됐다”고 밝혔고, 대기업의 자본축적을 옹호하면서 “정부가 허가만 해 준다면 큰 은행 몇 개라도 세울만하다”고 적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에 대해서도 “1970, 80년대 우리나라가 선진화를 향해 나가기 시작할 때…(중략)…군인들이 나라를 망친다는 차관 망국론의 혹평을 들어야 했다”며 “그렇게 시작한 지 3~40년이 흘렀다.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걱정거리를 모두 까마득하게 다 잊어버렸다”고 썼다.

이 학교 1학년의 한 학부모는 “도덕 수업시간에 이런 책을 나눠주고 시험 보겠다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인으로부터 200여 부를 받아 1학년 학생 248명에게 배포한 것"이라며 “교과마다 담당 교사가 추천도서를 정하는데, 그 책은 여러 추천 도서 중 하나다. 추천도서에는 성경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교사는 이어 “교재가 아니고, 수업시간에 가르치지 않으며,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바른마음갖기회는 개신교 성향의 보수 단체로 2013년 무렵부터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진행해왔으며, 북한으로 날리는 풍선에 여러 차례 이 책을 넣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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