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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중딩’ 기말고사, 부모도 공부합시다

등록 2016-06-27 20:56수정 2016-06-27 21:06

윤다옥 교사의 사춘기 성장통 보듬기
기말고사가 코앞이다. 중학교 들어와서 전보다 공부가 어려워져 힘들다고 하는 애들이 많다. 초등 때는 일정 수준 이상이면 누구나 공부를 좀 하는 줄 알았다가 중학교 시험을 보면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보고 절망하는 친구들이 많다. 고교나 대학 진학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도 이 시기 아이 공부나 시험성적에 대한 압박을 느끼기 쉽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가 따로 있어 교과 공부는 별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해서 부모를 안타깝게 했던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기말시험만큼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몇 점 이상이면 부모님이 자신이 원하는 걸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그런 조건에라도 반응을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보상에 따른 노력은 부작용이 많아 우려되기도 했다. 특히 노력의 대가가 물건일 때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거기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쉽다. 또 아이한테 매번 보상을 주다 보면 그게 없이는 자발적으로 공부를 안 하게 될 수도 있다.

때론 아이가 부모한테 공부를 도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 부모들은 어디까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난감하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마주 앉아 문제를 내줘도 되고, 소리 내 외우는 걸 들어줘도 좋다. 이때 부모의 성급한 마음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답답한 마음에 정답을 얼른 가르쳐주다 보면 시험을 치를 때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야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아이가 밤늦게까지 공부할 때 함께 있어 주는 주변 엄마들을 본 적이 있다. 한번은 큰애가 중3 때 공부하면서 너무 힘들어하길래 ‘엄마가 좀 같이 있어 줄까?’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그 뒤로도 아이가 원할 때는 내 일을 하면서 간간이 아이 컨디션도 물어봐 주며 같이 있어 줬다. 사실 정답은 없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아이가 요청한 것보다 앞서 나가지 않는 선에서 시도해야 한다. 아이가 원하는 타이밍이 아닐 때 함께 있는 건 감시가 되기 쉽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해야 하는데 부모가 관심을 갖게 되면 이런 자기주도학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부모-자녀 신뢰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고 방치를 하라는 게 아니다. 아이의 상태를 보고 도와야 하는 순간 넌지시 조언도 해주고, 요청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 능력과 현실에 맞는 목표를 세우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50점대 점수라면 60점대 점수에 도전해보게 정해주는 것이다. 중하위권이라면 도전 과목을 한두 개로 정해 거기서부터 ‘성공 경험’을 쌓도록 돕는 게 좋다. 이런 경험들이 있으면 공부가 아닌 다른 영역에도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부모 자신이 먼저 시험성적에서 아이 인생의 전부를 봐서는 안 된다. 시험 결과도 과정임을 받아들이고 이런 자세를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시험공부를 성실함과 책임감,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 등 자기조절능력을 키울 기회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윤다옥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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