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문위 전체회의 참석해
“기사 보고 놀라…본뜻 아니다”
이준식 부총리도 “국민께 사죄”
파면 징계 요구 방침 밝혀
기자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 돼지다. 잘 먹여주면 된다"는 발언을 해 파문을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이 11일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리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나 전 정책기획관은 “지난 며칠동안 기사와 댓글을 잠을 못자고 보면서 정말 제가 잘못했구나, 죽을 죄를 지었구나 생각했다”며 “다만 기사에 나온 말대로 그런 뜻에서 한 말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전 기획관은 세면을 제대로 못한 듯한 초췌한 모습이었고, “본뜻이 아니었다”고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나 전 정책기획관은 지난 7일 기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취중에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나 전 기획관은 자신이 한 것으로 보도된 발언에 대해 “기사를 보고 내가 진짜 이렇게 말했나 놀랐다”며 “완전히 평등한 사회는 없기 때문에 균등한 기회를 줘야하는데, 사회적으로 신분사회라는 게 점점 고착화되고 있으니까 그걸 인정하고 정책을 펴야한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발언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며 “잠을 못자고 과로한 상태에서 과음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총리는 이날 사과문을 내어 “소속 공무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나 기획관에 대한 파면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부총리는 “징계권자인 인사혁신처에 파면으로 징계의결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파면’은 공무원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로, 5년 동안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고 퇴직급여의 50%가 삭감된다. 현재 나 전 기획관은 대기발령 상태다.
진명선 엄지원 기자 torani@hani.co.kr [디스팩트 시즌3#11_기자 앞에서 본심 터놓는 1% 심리 집중 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