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육포럼 , 15일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에 항의 성명
“성교육 표준안 폐기하거나,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해야”
“성교육 표준안 폐기하거나,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해야”
회원수 3000여명 규모의 현장 보건교사 모임인 사단법인 보건교육포럼이 15일 열린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 공청회에 반발하며 성교육 표준안의 폐기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엔 성소수자에 대해 차별적이거나 균형잡히지 않은 관점을 견지하던 인사들이 토론자로 초청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건교육포럼은 이날 ‘학교 성교육 자료 보완 및 표준안 운용실태 연구’ 공청회에 맞춰 ‘성교육 표준안을 폐기하거나,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놨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 표준안은 기본 전제에 관점의 문제가 있고, 학교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폐지 및 위상에 문제가 제기된다”며 “교육부의 발표는 현장 교사들이 이 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성교육은 다양성과 전문성이 확보돼야 하며, 사회적 쟁점이 되는 부분을 배제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성적 욕구, 정체성 혼란까지 실질적으로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보건교육포럼은 보다 균형잡힌 성교육 표준안을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 성문화 단체들과 교류해 균형잡힌 전문가들이 모인 ‘성교육위원회’를 구성해 공개적으로 쟁점을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현재 성교육 표준안은 논의 수준이 얕고 산업보건 전문가들의 연구로 성급히 현장에 나왔다. 학교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건 교사들도 수용이 안된다는 의견이다”며 ”마치 국정교과서와 같은 양상으로 학교 현장에서 동의 못하는 교재를 교육부 주도로 급하게 만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선 내용과 관점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현장 발표자에 의해 제기됐다.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성교육에서 기존의 성 고정관념을 검토하는 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기존 표준안에는 ‘남성은 친밀감이나 사랑의 감정 없이도 스킨십 충동을 느끼고 여성은 다르다’는 서술이 나오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표준안에서 성폭력 예방책으로 제시한 '이성친구와 단둘이 집에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폭력예방을 위해서라면 어떤 이유에서도 가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동성애 반대’라는 구호를 내세운 기독자유당의 비례대표로 20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지연 한국성과학연구협회 교육국장, 한국성과학연구협회가 자체 개발한 청소년 성교육 교재의 저자인 박세나 서울성모병원 촉탁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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