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 발간
인력 부족해 역할 수행 어려워
중학교만 배치하는 방안 제안
장기적으로는 존폐 여부 논의
인력 부족해 역할 수행 어려워
중학교만 배치하는 방안 제안
장기적으로는 존폐 여부 논의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학교와 학생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나왔다.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는 5688명에 달했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보면, 올해 학교전담경찰관으로 배치된 인력은 1075명이었다. 전국의 초·중·고·특수학교 1만1693곳에 학생 611만4363명을 1075명이 담당하는 것이다.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학교는 평균 11곳, 학생 수는 5688명에 달했다.
여성 학교전담경찰관 비율은 32.4%에 그쳤다. 보고서는 “학교의 86.6% 정도가 남녀공학이고, 여학교의 비율도 6.6%로 여성 학교전담경찰관을 많이 배치해야 하는 실정이지만, 여성 학교전담경찰관 비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부산에선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보고서는 제도 개선방안으로 학교전담경찰관을 중학교 단계에서만 운영하는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학교전담경찰관이 중학교에만 배치되면 1인당 학교 3곳을 담당하고, 담당 학생 수도 1475명으로 감소해 내실있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할 때 경찰보다는 교사가 사안을 처리하는 방안이 교육적일 수 있으며, 고등학교는 중학교에 견줘 학교폭력이 많이 줄어(2015년 기준 학교폭력 가해학생 중학교 1만6923명→고등학교 7678명) 학교전담경찰관의 필요성이 덜하다고 부연했다.
또 전국의 학교가 남녀공학이라는 점에서 여성 학교전담경찰관의 배치를 확대해 여학생과 관계된 학교폭력 사안을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는 학교전담경찰관 제도 자체의 존폐 여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을 교사와 전문상담교사의 상담과 교육을 통하여 학교와 관련 기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경찰의 개입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의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학생·학부모·교직원 등 교육 관계자와 학교전담경찰관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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