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 유아특수교육과 폐과 신청
관련 법 시행으로 유아특수교사 수요↑
“사회 수요 역행 폐과 안 돼” 반발 커
관련 법 시행으로 유아특수교사 수요↑
“사회 수요 역행 폐과 안 돼” 반발 커
국립대인 한국교통대가 대학구조개혁을 명분으로 장애 영유아 전담 특수교사를 양성하는 유아특수교육과를 없애기로 해 학과 구성원들과 장애 부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12년 신설된 한국교통대의 유아특수교육과 폐과가 확정되면, 유아특수교사를 양성하는 국립대는 단 한 곳도 없게 된다.
15일 한국교통대 쪽과 교육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학교는 지난 7월 교육부에 2018학년도 교원양성과정 정원 조정을 신청하면서 유아특수교육과 정원을 ‘0명’으로 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는 2018학년도부터 유아특수교육과 신입생을 뽑지 않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폐과’ 결정이다. 한국교통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반수를 넘는 인원이 유아특수교육과 폐과에 찬성했다”며 “정원이 15명밖에 안 돼 전임교원 확충 등 학과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과 구성원들은 폐과의 이유나 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장수연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학교 특성 상 공과대학 교수님이 다수인데, 다수결로 특정학과의 폐과 결정을 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유아특수교육과의 박소영 교수는 “2015년 학과 평가에서 52개 학과 가운데 26위를 할만큼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은 ‘사회 수요 맞춤형’을 강조하고 있는데, 유아특수교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폐과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시행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은 올해 3월부터 만 5세 장애영유아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유아특수교사 배치를 의무화했다. 4년제 유아특수교육과를 졸업하면 유아특수교사 자격이 생긴다. 유아특수교육과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국립대인 한국교통대와 사립대 7곳을 포함해 모두 8곳으로, 한해 배출 인원이 220명에 지나지 않는다. 민용순 충북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장애영유아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들이 늘면서 어린이집 원장들이 유아특수교육과 졸업생들을 모셔가려 한다”며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없애는 이유를 알 수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8월 안에 한국교통대가 신청한 정원 조정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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