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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생부 기록돼 입시 불이익 받을까봐”…학교폭력 징계불복 소송 급증

등록 2016-09-21 21:01수정 2016-09-21 21:15

2012년 50건에서 지난해 109건
가벼운 처분에도 법적구제 추구
“획일적 기재정책 시급히 바꿔야”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닌 ㄱ학생은 3년 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았다. 같은 반 학생에게 야한 소설을 쓰게 하고, 그 학생을 집단으로 따돌리며 폭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ㄱ학생이 받은 징계는 서면사과와 피해학생 접촉금지 등이었다. 이에 ㄱ학생의 학부모는 학교 쪽의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고 재량권이 남용됐다며 2014년 3월 이 학교 교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고, 대법원도 지난 1월 원심을 확정했다.

2014년 9월 학교폭력으로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보복행위 금지 등의 처분을 받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 ㄴ학생의 학부모도 지난해 8월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6월 각하결정을 내렸다.

학교폭력 징계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학폭위 처분과 관련해 행정소송이 벌어진 건수는 2012년 50건에서 지난해 109건으로 4년 새 2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2년 50건, 2013년 63건, 2014년 80건, 2015년 109건이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소송전’에 대해 2012년부터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한 교육부 훈령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 등으로 상급학교 입시에서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학부모들이 가벼운 처분에도 자식 학생부에 남게 될 이른바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 소송을 벌인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최근 들어 법률적 구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제자인 학생이 학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교사와 교장이 이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면서 학교폭력의 학생부 기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병욱 의원은 “교육부가 가해학생의 반성과 개선 여지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가벼운 징계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강제하면서 학부모들이 소송에 나서고 있다”며 “획일적인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정책을 하루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지난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사회부총리-전국 시·도교육감 간담회’ 자리에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정책 등을 꼽으며 “정부가 일방적이고 잘못된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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