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수원대와 청주대가 수천억원대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171개 사립대학 적립금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원대와 청주대의 적립금이 각각 3588억원과 291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대는 전체 171개 사립대 중에서 4위, 청주대는 6위를 차지했다. 역시 교육부 평가에서 부실대학으로 분류된 상지대도 적립금을 231억원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 대학이 등록금으로 학생들 교육에 투자하기보다는 적립금을 쌓는 데 치중하면서 ‘부실대’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실시된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하위 등급(D+, D, E등급)을 받은 대학 66곳(일반대 32곳, 전문대 34곳)을 상대로 한 ‘대학구조개혁 후속 1차 이행점검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는데, 수원대, 청주대, 상지대는 디(D)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는 내년도 정부 재정지원사업 신규 신청은 물론 대학구조개혁 평가 이전에 선정된 사업 지원까지 전면 제한된다. 대학에 대한 모든 국고 지원이 중단되는 것으로 사실상 퇴출 위기인 것이다. 특히 수원대는 적립금 쌓기에만 치중해 학생들로부터 등록금 반환소송까지 당했다. 수원대는 1심에 이어 지난 7월 2심까지 패소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일부를 내줘야할 처지다.
안민석 의원은 “대학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적립금만 쌓아두는 것은 대학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는 처사”라며 “등록금 장사 관행을 없앨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학생들에 대한 교육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사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는 홍익대로 7172억원이었으며, 이화여대가 7066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