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자료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강물(백성)이 화 나면 배(임금)를 뒤집는다’ 의미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발표
2위는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역천자망)
3위는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노적성해)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발표
2위는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역천자망)
3위는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노적성해)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교수 611명을 상대로 올 한 해를 규정할 사자성어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32.4%(198명)가 ‘군주민수’를 뽑았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자성어는 <순자>의 ‘왕제편’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니,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성난 민심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광장에 나선 결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된 상황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육영수 중앙대 교수(역사학)는 “분노한 국민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재확인하며, 박근혜 선장이 지휘하는 배를 흔들고 뒤집고자 한다”며 “박근혜 정권의 행로와 결말은 유신정권의 역사적 성격과 한계를 계승하려는 욕심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2500년 앞서 이렇게 주권재민의 원리를 이야기한 순자에게 소름 끼치는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는 뜻의 ‘역천자망’(逆天者亡)이다. 응답자의 28.8%(176명)가 꼽았다. 이 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농단은 입헌 민주주의의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원리를 거스른 일”이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3위는 18.5%(113명)가 표를 던진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노적성해’(露積成海)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추천위원 교수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20개 가운데 최종 5개를 골라 설문 조사했다”며 “쉽고 친숙하고 세태를 적확히 반영한 성어를 골라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2001년부터 해마다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뒤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어리석은 지도자 때문에 나라가 어지럽다’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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