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을 주장한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교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독자 제공
학교 종업식에서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탄핵은 언론, 국회, 검찰, 종북세력의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졌다”라는 내용의 훈화를 1시간동안 계속 한 서울디지텍고 교장에 대해 교육 시민단체들이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1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난 7일 학교 종업식에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대통령쪽 입장을 옹호한 발언을 한 곽일천 교장(
발언 영상 바로가기)에 대해 학생 사과 및 징계를 요구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의 망언을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종업식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정치성향이 담긴 특정 글을 학교 누리집에 올린 행위는 직무와 관련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직자로서 본분을 망각한 망언이자, 교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사립학교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장이란 직위를 이용해 학교 공식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정치편향적 발언을 일삼은 교장은 당장 학교 현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며 “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사태를 특별감사하고 곽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에게 사과하고 당장 학교를 떠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는 14일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학교에 장학 점검을 나갈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디지텍고 앞에서 일부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을 주장한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교장을 지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한편, 서울디지텍고 정문 앞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이날 기자회견은 곽 교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학교 정문 앞을 가로막아,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이동해 진행됐다. 이 시민들은 태극기를 들고 정문 앞에 모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희망한다는 곽 교장의 입장을 지지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장의 국정교과서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곽 교장은 지난 7일 학교 종업식에서 ‘탄핵정국에 대한 곽일천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를 열어 “아직 재판을 해서 죄가 되는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은 채,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탄핵을 밀어붙였다”, “최순실과 경제공동체라는 것도 언론이 엮은 허위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우편향 논란이 있었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바 있는 곽 교장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과 관련해 최근 언론에 나와 “국정교과서를 학운위에서 선정하기로 결정했는데 교육청이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아 신청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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