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찾아라! 내 공부법
14. 학습 플래너 사용법
14. 학습 플래너 사용법
새 학기를 시작한 여러분께 아주 단순하며 절대적인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뛰어난 지능? 불굴의 의지? 많은 사교육? 물론 다 맞는 말입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바로 ‘습관’입니다. 학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양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공부 습관에 대해 진지한 고민부터 하는 게 맞습니다.
공부 습관을 기르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매일의 계획을 짜는 것일 텐데요. 계획을 위한 계획이 아닌, 실천 가능한 계획을 짜기 위해서는 꼭 알아둬야 할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내가 공부를 위해 쓸 수 있는 ‘가용 시간’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점은 공부 가용 시간이란 나 홀로 공부하는 시간만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학교 정규 수업이나 학원, 과외 수업을 제외하고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꼼꼼하게 따져봅시다.
그다음엔, 본인의 공부 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있어야 합니다. 단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1시간 동안 풀 수 있는 수학 문제는 몇 개나 되는지, 10분 동안 외울 수 있는 영어 단어는 어느 정도인지 헤아려 봅시다. 이걸 알아야 가용 시간에 맞춰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의욕만 앞서서 자신의 능력을 넘는 공부 분량으로 계획을 세우면 지킬 수도 없을뿐더러 금방 지칩니다.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공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공부 시간은 한정돼 있고 공부해야 할 것은 많습니다. 개인별로 취약 과목도 다르고, 과목별 중요도도 다른데 모든 과목에 똑같이 시간을 쓸 수는 없지요. 평소엔 내가 가장 취약한 과목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내신 시험이나 교내 대회 등 여러 변수가 있으므로 하루하루 그날 공부해야 할 것을 적고 먼저 끝내야 하는 우선순위를 정하세요.
계획을 합리적으로 잘 세웠다면 실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실천을 도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는 바로 ‘학습 플래너’입니다. 시중에 학습 플래너란 이름을 달고 나와 있는 제품은 정말 많습니다. 몇몇 학교에서는 아예 학생들에게 직접 제작한 플래너를 나눠주기도 하더군요. 어떤 것이든 상관은 없지만 학습 플래너 초보라면 너무 자세하고 복잡한 것보다 ‘오늘의 할 일 적기-시간 배분-피드백’ 정도로 단순한 내용이 담긴 것을 쓰는 게 좋습니다.
초등 저학년이나 중학생은 너무 장기적인 공부 계획은 지키기 쉽지 않으니, 일단 한 주 단위의 학습 목표와 공부 분량을 정해봅니다. 이를 참고해 매일 해야 할 일을 나눠 기록해보세요. 이때 앞에서 말씀드린 우선순위에 대한 표시를 해줍니다. 꼭 해야 할 공부부터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번호를 매겨두면 보기 편합니다. 다음은 할 일별로 시간을 배분해야 할 차례입니다. 너무 빡빡하게 짜면 시간에 쫓기게 되고, 너무 느슨하게 짜면 게을러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 배분이 참 어렵습니다. 처음엔 분 단위까지 완벽한 계획을 짜려고 하지 말고 약간 여유있게 시간을 배분하세요. 플래너 사용이 익숙해지고 자신의 공부 성향에 대한 정보가 쌓이면 이에 맞게 시간을 좀 더 세분화해서 계획을 짜도 좋습니다. 제일 마지막이자 중요한 단계는 일과를 마친 뒤 계획에 대해 피드백하는 것입니다. 잠들기 전 플래너를 펼쳐 일일 계획과 실천 정도를 평가해 나만의 점수를 매겨보세요. 계획을 잘 지켰다면 스스로 칭찬을 해주고, 좀 미흡했다면 문제점을 찾아 빠르게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든든한 동반자, 학습 플래너와 함께라면 공부의 달인이 될 날도 머지않을 겁니다.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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