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들어서면 집값 하락? “아무 영향 없어요”

교육부-부산대, 전국 167곳 특수학교 전수조사 결과
‘2km 이내’ 큰 차이 없어…일부선 가격 되레 올라

2015년 11월 서울 동대문구 성일중학교에서 특수교육시설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장애인 학부모들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장애인 등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교육시설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설립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특수학교 설립이 지역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와 함께 ‘특수학교 설립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정책 연구’를 실시한 결과, “특수학교가 인근지역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는 전국 167곳 특수학교를 전수조사해 1km 이내 인접 지역과 2km이내 비인접 지역으로 비교구간을 나눈 뒤 통계치를 추출해 공시지가 등 10개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했다. 인접 지역과 비인접 지역 간에 부동산 공시 가격 변화율을 산정해 그 차이를 검증한 결과, 표준지가, 단독주택가격, 공동주택가격 등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특수학교 인접지역에서 가격이 오른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특수학교의 표준지가와 단독주택가격 변화율은 전국 16개 지역 중 15개 지역에서, 공동주택가격은 검증이 가능한 12개 지역 중 11개 지역에서 모두 의미있는 수준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차이를 보인 1개 지역인 대구는 표준지가와 공동주택 가격에서 인접지역의 가격 상승률이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는 “이번 연구는 그 동안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땅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치다보니,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편견없는 정보를 주고자 객관적 연구를 한 것”이라며 “특수학교가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이 근거없는 편견이란 점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반대를 설득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수영장, 도서관 등 복합시설을 함께 갖춘 공간으로 만들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의 2015년 교육통계를 보면,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수 8만8067명 중 특수학교나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다니는 학생은 29.6%다. 특히 서울은 2002년 이래 15년 간 특수학교가 설립되지 않았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및 강서구 등에서 특수학교 설립이 추진되자 주민 반대 집단과 장애인 학부모 간에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주요 반대 논리는 특수학교 설립이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였다. 김미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