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특성화고 현장실습이 삶을 포기시키지 않도록 하라”

등록 2017-04-03 20:08수정 2017-04-03 23:57

콜센터 실습하던 학생 투신자살 계기
청소년인권단체 9곳 ‘7대 선언’ 발표
“전공 관련 업체서 건강한 실습 원해”
청소년 노동인권 9개 단체가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방치한 교육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제공.
청소년 노동인권 9개 단체가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방치한 교육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제공.
“학교가 아닌 낯선 곳으로 현장실습을 나가는 우리는 아무런 지원 없이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산업체도 준비와 계획이 없었고 전공과 관계없는 업무가 맡겨지기 일쑤였다. 사고나 인권 침해 상황에서도 알아서 감당해야 하며 현장실습을 못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면, 학교는 취업률이나 학교 이미지를 내세워 불이익을 줬다.” 특성화고 졸업생 김아무개(21)씨는 고3 때 전선 제조업체에 취업했다. 계약서 임금이 월 130만원, 실수령액은 80만원밖에 안 됐다. 쉬지 않고 일하던 4년차 선배 월급이 120만원이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 했지만, 2년 뒤 같은 반 40명 중 고3 때 취업한 곳에 남아있는 친구는 4~5명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군대 가거나 다른 알바를 할 수밖에 없었다.

* 표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 표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지난 1월 전북 전주의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 여학생이 투신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를 지적하고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 전국 청소년 노동인권 단체 9곳은 3일 서울, 인천, 대구, 광주, 충남, 전남, 충북 등 전국 7개 시·도교육청 앞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특성화고 파견형 현장실습을 폐지하라”며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 학생 7대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교육부와 교육청·학교가 특성화고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을 제시하라"며 "산업체는 실습·훈련생과 인턴, 교육생 등 이름으로 불리는 학생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교육정보연구원이 발간한 ‘2017년 학교평가 가이드북’을 보면, “취업중심 직업교육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학교의 노력을 제고한다”는 목표로 특성화고 평가지표에 ‘취업교육 활성화’ 지표를 한 항목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취업률과 올해 취업률을 비교해 그 증가율로 취업 교육 활성화 점수를 낸 뒤 이를 학교평가에 반영하고 학교평가 결과를 학교알리미에 공시하게 돼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특목고, 일반고 등은 진학성과만으로 학교를 평가하지 않음에도 특성화고는 취업률로 학교를 평가한다”며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를 해결할 핵심은 학교를 취업률 평가로 내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 공동대책위’는 4일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에서 유가족과 함께 산업재해신청을 할 예정이며, 추모대회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지난달 20일부터 전북교육청 앞에서 진상규명과 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미향 박임근 기자 aro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