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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고·자사고로 몰릴라…내신 절대평가 ‘딜레마’

등록 2017-05-29 21:00수정 2017-05-29 21:07

교육부, 올 7월 내신 절대평가 적용 판단
수능 절대평가와 더불어 중3 관심 고조
고교학점제 위해 절대평가 선결과제지만
수능·내신 절대평가엔 외고·자사고 유리
“연계된 정책들… 정부 로드맵 필요”
학부모들이 2015년 5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학부모들이 2015년 5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우리들은 수능 절대평가보다 내신 절대평가가 더 궁금해요. 요즘 대학이 70% 이상을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로 뽑으니까 고등학생이 되면 수능보다 내신이 중요하거든요.”(중3, 김아무개양) “애들이 옆자리 친구보다 영어 점수 1점 더 받으려고 목을 매요. 남보다 잘했는지가 아니라 자기 실력만 신경쓰는 절대평가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중3, 위아무개양)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수능 절대평가’ ‘고교학점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고교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를 언론 인터뷰에서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이들 정책이 서로 맞물려 있어 시행에 난관이 많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고등학생의 중간·기말 고사 평가방식을 ‘석차 9등급제’에서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로 전면 전환할지를 오는 7월 확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고교생 성적표에 성취수준뿐만 아니라 석차를 9등급으로 나눠 표기하고 있다. 현 중3이 고등학생이 되는 시기부터 성취수준만 표기할지를 교육부가 오는 7월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취평가제는 새 정부의 대표공약인 ‘고교 학점제’와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를 본래 취지대로 시행하려면, 학생들이 내신 유불리를 따져 과목을 선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입시를 위해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에만 몰릴 경우,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는 “상대평가 체제에서 학생들은 입시에 불리한 과목을 선택하지 않으려 하고 창의적인 수업도 어렵다. 예를 들어 20명의 적은 학생이 ‘물리2’를 듣는다고 가정하면 상대평가일 경우엔 소수가 점수 경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 등 교원단체가 내신 성취평가제를 고교학점제 선결과제로 꼽는 이유다. 반면,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외고·자사고 선호현상이 더욱 심화해 새 정부의 다른 공약인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외고와 자사고는 상대평가인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운데,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대입 경쟁에서 외고·자사고가 더욱 강세를 띄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내신 절대평가는 외고·자사고에 호재다. 7월 내신제도 변화에 따라 올 하반기 외고·자사고 입시 경쟁률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현 내신제도는 지역 간, 학교 간 학업 격차를 인정하지 않아 고교 교육의 균형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현장의 이런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수능 절대평가와 내신 절대평가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혼란이 크다”며 “수능 절대평가는 물론 고교학점제,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 논술·특기자 전형 폐지 등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여러 정책이 모두 연관돼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실시할지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 성취평가제 고교 내신을 학생이 성취한 수준에 따라 절대평가로 A~E로 나눠 기록하는 방식. 내신 석차에 대한 학생들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학교 현장에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평가 제도다. 2014년부터 고교 내신 평가에 일부 적용하고 있으나, 지금은 석차9등급제를 함께 표기해야해 절대평가를 전면 적용하지 않고 있다.

■ 고교학점제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학교나 교실을 넘나들며 학점을 이수하게 하는 제도. 흥미와 수준에 맞지 않는 수업을 들으며 수업시간을 잠으로 때우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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