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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춘기와 페북, 궁합이 맞는 이유

등록 2017-06-19 21:00수정 2017-06-19 21:05

윤다옥 교사의 사춘기 성장통 보듬기

사춘기 아이들은 위험한 일을 곧잘 벌인다. 문제는 자신이 위험한 걸 하고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 한순간에 생긴 일로 엄청나게 후회도 하고, 어른들한테 ‘어쩜 이렇게 생각이 없냐’ 소리도 듣는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음주, 흡연, 오토바이만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치명적인 문제다. 아이들은 특히 페이스북(이하 페북)을 많이 사용한다. 불특정 다수가 연결되어 있는 곳에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올리고 다수의 반응을 확인한다. 부모들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자신의 정보를 풀어놓는다.

카톡이나 페북에서 평소 감정이 안 좋았던 친구가 저격글을 올려놨다며 상담실이나 생활지도부에 오는 경우도 많지만, 온라인상으로만 알고 지내는 친구에게서 받은 위협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온라인 게임상에서 채팅을 하다가 서로 친해지거나 썸을 타고 사귀게 되는 일도 많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더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이 시절에는 호기심을 실행하는 게 쉽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청소년기의 중요 특성 중 하나인 자아중심적 사고다. 이때의 아이들은 ‘모두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상상과 ‘나는 특별하다’는 믿음, ‘나는 주인공’이라는 개인적 우화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이 개인적 우화의 신념이 아이들에게 용기와 자극을 준다. 이 용기 덕에 적극적으로 위험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는 괜찮을 거야”, “피해가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 말도 쉽게 믿고 의지한다. 두려움보다는 자신에 대한 인정과 관심으로 여긴다.

에스엔에스는 이 시기 아이들이 자아중심적 사고와 욕구를 충족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도구다.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면대면 관계가 버거운 아이들에게 더 쉽게, 더 많은 인맥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특별한 목적 없이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가 없는 상황, 서로 경쟁하고 우열이 매겨지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 참 단비 같은 창구일 것이다.

강당식 전체 강의나 방송교육에서 학교폭력의 유형을 아무리 얘기해도 아이들은 자신의 얘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문제는 얼굴을 마주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얘기해주면서 “네가 이걸 겪는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를 직접 묻고 함께 풀어보는 경험까지 해봐야 풀 수 있다.

카톡이나 페북 이용자는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점, 그로 인해 아이들이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점, 이 채널에서는 정보가 순식간에 널리 전파된다는 점, 무심코 올린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가 범죄나 폭력이 되어 처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혼자 해결할 수 없으므로 꼭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점도 새겨줘야 한다. 혼자서 말도 안 되는 협박을 당하며 꽤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이 언제든 손을 내밀 수 있는 부모, 어른으로 곁에 있어야겠다.

윤다옥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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