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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도올 발언은 ‘궤변’? ‘교권수호의 절규’?

등록 2005-11-16 18:38수정 2005-11-16 19:03

도올 김용옥.
도올 김용옥.
“학생 평가받느니 차라리 죽음” 김용옥 발언에 누리꾼 공방
군사부 일체를 요구하는 유교 통치철학 아래서나 통용될 시대착오적 궤변인가? 무너지는 교단의 권위을 지켜내려는, 교직의 존엄함을 부르짖는 절규인가?

도올 김용옥이 교원평가제와 관련해 “내가 학생에게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비굴한 삶을 살아야만 한다면 차라리 나는 가르치기를 포기하거나 죽음을 택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도올은 15일 <오마이뉴스>에 ‘이 땅의 스승들이여, 들으시오! 교권은 존엄, 평가대상 될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교원평가는 우리 사회의 기층도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도올은 글 들머리에서 “유교윤리의 핵심에는 바로 '교권의 존엄성'(the Dignity of Teacher's Right)이 자리잡고 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단언컨대 교원평가제란 난센스요, 어불성설이요, 망국의 근원이다. 그것은 관료주의의 안일한 타성이 빚어낸 소치일 뿐이며, 일고의 가치조차도 없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도올은 교원평가의 부당성에 대해 △교사라는 인격체는 수량적·계량적 평가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교원평가로 저질 교사의 퇴출이 어렵다는 점 △교원평가는 이미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 △교원평가에 대한 찬성 여론은 매스컴의 정보조작에 의해 호도되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도올 “교권의 존엄성은 유교윤리의 핵심”
“교원평가제는 난센스요, 망국의 근원” 주장


도올은 한발 더 나아가 우리 교육의 근원적인 문제로 서울대를 지목하고 서울대 해체를 주장했다. “제도의 문제가 거론된 김에 일갈을 가하자면 우리 나라 중고등학교의 문제는 99%가 중고등학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의 문제라는 것이다.(중략) 지나친 대학의 서열화와 사회진출의 학벌패거리의식이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에는 서울대학교라고 하는 암적 존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도올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은 서울대학을 없애버리는 것”이라며 “관악캠퍼스를 폭파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학을 현금의 대학이 아닌 프로페셔널 서클의 집단인 상위 개념의 대학원 대학으로 승격시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올은 또 “나머지 국립대학들을 현금의 서울대학교 수준의 국립대학으로 통폐합하면 우리 나라 교육의 절반은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도올은 글 끄트머리에 “내가 학생에게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비굴한 삶을 살아야만 한다면 차라리 나는 가르치기를 포기하거나 죽음을 택할 것”이라며 “이제 우리 스승들 이 땅의 40만 교사들은 일치단결하여 교원평가라는 저질적 음모를 분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도올은 또 ”스승들의 인권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것은 스승들의 삶의 이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백년대계의 운명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며 “유교적 가치의 핵심은 교권의 존엄이요, 지엄”이라고 강조했다.

반론… “유교윤리는 일제 동원형통치의 방법론”
“ 시대를 착각하고 있는가? 유교윤리가 아니라 효율성”

이런 도올의 주장에 지면을 통한 반론이 곧바로 들어왔다. 정치학자인 권오성 박사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반론을 통해 “시대를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이 아는 자신의 지식으로 이 나라의 교육지표를 만들어내려는 것인지, 자신이 시대를 선도한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의아스럽기조차 하다”며 “해괴한 궤변이라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권 박사는 “ 대한민국의 교육철학이 지향하는 바는 민주사회이다. 민주교육철학과 유교교육윤리가 같다고 보는 것인가”라며 “유교윤리는 지난 근대화의 시기에 동원형 통치로 국민을 옭아매던 일제의 권위적 방법과 적절하게 연결된 방법론”이라고 반박했다. 도올이 “교권이 유교적 가치의 핵심”이라는 주장한 것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권 박사는 “도올은 근대성은 항상 합리성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의 한 방법으로서 합리성이 차용된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국에서 유교윤리란 사실 설 땅이 없고 민국의 교육철학은 민주교육이며, 실용주의 교육철학”이라고 주장했다.

권 박사는 교원평가제와 관련해 “현대사회의 모든 순환논리는 평가를 통해 이뤄지는데, 어떻게 교육자만 평가를 피할 수 있다고 보느냐”며 “대통령도 평가받고 장관도, 차관도 기업주도 평가받는 이 시점에 무슨 해괴한 언변이란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권 박사는 “학생도 교사를 평가할 수 있고, 학부모도 평가할 수 있다”며 “평가제도는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철 지난 유교윤리를 들고 나서서 교원평가를 반대한다는 것은 천리를 거역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교의 교육관으로 와이브로 시대 교육할 수 있나”
“도올은 못 말리는, 뿌리깊은 서울대 콤플렉스의 소유자”

누리꾼들도 도올의 주장을 놓고 찬반 논란을 벌였다. 논란은 주로 교원평가제에 대한 찬반에 모아졌다. <오마이뉴스> 게시판에서 ‘로또당첨’은 “유교의 교육관으로 첨단 와이브로 인터넷시대의 교육을 생각하는 것은 시대 흐름을 놓친 유학자의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후현’은 “교원이든 학자든 경영자든 평가를 두려워하는 자는 스스로 자신이 없음을 감추기 위한 위선”이라고 말했다.

‘교육자’는 “훌륭한 선생이 누구인지는 학생들이 더 잘 안다”며 “누구나 맡은 분야에서 평가와 피드백을 거쳐야 성숙하게 되며 그야말로‘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옴부즈맨’은 “제자의 스승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감이나 참신성, 열성과 같은 수요자, 소비자적 입장의 평가이지, 교사의 학문적 수준이나 성취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그런 평가를 거부하는 교사라면 고리타분한 구시대적 사고방식의 권위주의에 젖은 사람으로, 교단에서 추방 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올의 ‘서울대 해체론’과 관련해 “도올은 못 말리는, 뿌리깊은 서울대 콤플렉스의 소유자”라며 “1등(서울대)을 없애면 2등이 1등이 되는데, 그럼 그 ‘1등이 된 2등'도 없애야 하느냐? 1등도 없고 꼴등도 없는 그런 교육제도와 사회가 있다면 천국 아니면 극락일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지식장사꾼 출세지향적 비양심교사들의 이전투구장이 될 것”
“양심과 권위가 상실되면서 아이들의 눈동자를 마주칠 수 없었다”

반면 도올 주장에 동의하는 누리꾼들은 “교원평가제가 교사의 양심과 권위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옹호론을 폈다. 주로 전·현직 교사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은 글이 많았다. 그들에게 도올은 무너지는 교권의 수호자였다.

‘어리석은 돌’은 “교육의 질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 입맛대로 안 가르치는 교사, 학원강사처럼 요점만 쏙쏙 가르치지 않는 교사, 이런 저런 이유로 평가에서 부득이하게 뒤로 밀려난 교사들을 모두 자른다면 참교육을 실현할 수 있겠느냐”며 “남아 있는 교사들에게도 불안감을 안겨줘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보기 좋은 허울은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학원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교사는 제자의 인성과 지성을 키워주고 나아가 인생을 만들어 주는 직업”이라며 “지식전달 효과를 위해 학생이 교사를 평가한다는 것은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 생활 16년차라는 누리꾼 ‘발그미’의 주장은 절규에 가까웠다. “교원평가가 도입된다면 교육자로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싸구려 지식장사꾼이 되거나 비굴한 생존을 하려고 좋은 평가를 구걸하는 사기꾼 일등 교사로 타락하거나, 스스로 부끄러워 교직을 내버리고 차라리 정직한 밥벌이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평가제는 학교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자존심 있는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게 하고 지식장사꾼이나 출세지향적 비양심교사들의 이전투구식 경쟁장으로 만드는 매우 나쁜 장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10년간 발딛었던 교단을 내려왔다”며 “양심의 권위가 상실되면서 아이들의 눈동자를 마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평가는 규범적이고 표면적인 교사의 양심을 밟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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