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11일 오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공청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절대평가 반대 푯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수능 절대평가 찬성” “입시경쟁 교육 완화하라”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후퇴해서는 안 된다.”(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능 절대평가 결사반대” “수능 전과목을 상대평가하라” “개천에서 용 나는 정시를 남겨두라.”(공정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두 개 시안 모두 수정하고 5등급 절대평가 도입하라”(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
올해 중3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한 교육부가 그 범위를 놓고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듣기로 한 첫날.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은 공청회가 열리기 전부터 고성과 비방이 오갔다.
먼저 전 과목 절대평가안(2안)을 지지하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흰색 손팻말을 맞춰 들고 공청회 객석을 채웠다. 교육부가 발표한 두 개의 개편 시안을 모두 수정하고 5등급 절대평가를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사회적교육위원회) 회원들도 연이어 색색의 손팻말을 들고 회의장을 찾았다. 수능 절대평가 자체에 반대하는 ‘공정사회를 위한 시민모임’도 나섰다. 이들은 “수능 절대평가를 철회하고 전 과목을 상대평가로 하라”며 곳곳에서 외쳤다.
11일 교육부의 수능 개편안 첫 공청회가 비판과 고성으로 얼룩진 채 끝났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공청회’에는 교육부의 개편안을 만든 수능개선위원장 김성열 경남대 교수(교육학과)가 사회를 맡고, 네 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네 명 중 세 명의 토론자가 1안을 지지했다. 안성진 성균관대 전 입학처장은 “수능이 절대평가 돼 변별력이 약해지면 결국 대학은 추가로 학생의 학생부 내신을 보고 학생을 뽑게 된다. 결국 학생부 내신을 잘 받지 못한 학생들은 대학 갈 길이 막힌다”며 “학교 공부가 미흡한 학생도 수능을 통해 재도전 기회를 주는 1안이 낫다”고 말했다. 또다른 토론자 송현섭 도봉고 교감,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1안을 지지했다.
반면,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는 “문제풀이식 객관식 수능은 대학 생활을 잘할 학생을 뽑을 수 없고 학교 교육을 문제풀이 수업으로 전락시키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여러 보완책과 함께 조건부로 2안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현직 한 수학교사는 “1안으로 가면 필연적으로 수학이 변별력을 담당하게 되는데, 결국 고등학교 수학 수업은 수능에 나오는 문제풀이로 채워지게 된다. 학생들한테 수학 공식 암기시키고 이비에스(EBS) 문제풀이를 해주지 않으면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항의를 받지만 수학 수업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16일 호남권(전남대), 18일 영남권(부경대), 21일 충청권(충남대) 공청회를 거쳐 이달 31일 수능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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