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찾아라! 내 공부법
38. 자유학기제 공부법
38. 자유학기제 공부법
대부분 중학생이 1학년 2학기에 자유학기제를 맞이합니다. 이를 앞둔 학생과 부모님의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학생들은 시험이 없다는 사실에 환호하고, 대다수 부모님은 취지는 공감하나 학습에 대한 불안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진로 탐색’이 핵심인데 어째 ‘시험 부담이 없다’는 데만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학기만큼은 공부를 살짝 내려놓겠다고 생각했던 학생이라면 실망스럽겠지만, 자유학기야말로 평소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다면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수업 대부분이 학생 참여 활동인 만큼, 능동적인 학습 태도가 무척 중요하거든요. 자유학기제는 평가 방법이 다를 뿐 시험 자체가 없는 건 아닙니다. 기존엔 선생님이 학생에게 교과 내용을 가르친 뒤 시험 ‘결과’로 학생을 평가했다면, 이 기간에는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효과적으로 수업 활동에 참여했는지 ‘과정’을 평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아주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자유학기제 성패는 ‘스스로 예습하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기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진도를 나가는 시간이 줄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토론이나 글쓰기, 발표 등 학습 활동이 대폭 늘어납니다. 아무래도 교사가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수업 전 기본적인 교과 지식을 이미 알고 있어야 ‘활동 중심 수업’도 잘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토론 활동을 하게 된다면 교과서에 나온 토론의 방법과 용어를 숙지하고, 토론의 쟁점도 미리 생각해둬야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겠지요.
기본 지식도 익히고, 활동도 즐겁게 참여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학생 스스로 예습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스스로 교과 진도를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과도한 선행을 권하는 게 아니라, 적은 분량이라도 매일 주요 과목의 교과 내용을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만약 혼자 공부하기 어렵다면 인터넷 강의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나만의 예습 노트를 마련해 배운 내용을 정리해두면 개념 이해는 물론 추후 복습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자유학기는 다양한 공부법을 시도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점수나 등수가 바로바로 나오는 ‘시험을 위한 공부’는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방식보다는 효율성 위주로 흘러가게 되죠. 하지만 시험 부담이 적은 이 시기에는 두려움 없이 여러 공부 방법을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수학의 경우, 기존에는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문제풀이에 집중했다면 이 시기에는 개념을 이해한 뒤 같은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또 혼자 공부하기보다는 친구들과 협력해 답을 찾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기회도 가져보고요.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한 중학생은 평소 지루하고 잠만 오던 수학 시간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실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수포자’ 대열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계속 강조하지만 자유학기는 ‘마냥 노는 기간’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고 좋은 학습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무척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워가야 합니다. 이제 시작될 자유학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전적으로 여러분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학기제 본연의 목적대로 진로와 연관해 자신이 공부해야 하는 목적과 이유까지 알게 되셨으면 좋겠네요.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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