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 내 공부법 46. 영어 어휘 공부법
“아이 캔 스피크!”
얼마 전, 같은 이름의 개봉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외친 이 영어 문장 하나는 우리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영화가 전하는 주제도 좋았지만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주인공 할머니처럼 영어 공부에 진땀깨나 흘려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영어! 어린 시절부터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까지 들여도 정복하기가 쉽지 않은 애증의 과목입니다. 우리가 당당히 “아이 캔 스피크 잉글리시”를 외칠 수 있는 방법을 한번 찾아볼까요.
국어 공부에서도 어휘가 중요하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물며 외국어인 영어는 어떨까요? 영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어 공부의 첫 성패는 수많은 영단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암기하고 이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이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 과정이 무척 지루하고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거죠.
영단어를 쉽고 빠르게 외울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요? 한 영어 선생님은 그런 방법은 없다며 단어 외우기는 다이어트하는 것과 같다고 하시더군요. 인터넷에 다이어트 광고가 넘쳐나듯 영단어 공부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자극적인 광고가 참 많지요. 이런 방법에 너무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편법을 동원한 다이어트가 번번이 실패하는 것처럼, 영어 단어 외우는 데도 기적의 암기법은 없으니까요. 비법이 없다니 실망했나요? 영어 단어를 쉽게 외우는 방법은 없지만, 암기력을 향상할 수 있는 약간의 요령은 있습니다.
‘자극’과 ‘반복’이야말로 영어 단어 암기의 기본입니다. 단어를 외우려면 최소한 자극이나 반복 둘 가운데 하나는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물론 두 개가 결합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러므로 영단어 공부는 생각날 때 몰아서 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꾸준히, 간격을 두고 반복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또 어떤 정보를 암기할 때, 이미지를 이용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특히 단어 실력이 부족하고, 암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면 그림 등 시각 이미지와 단어를 연결하거나, 입으로 말하고 듣고 쓰는 복합적인 암기 방법을 꼭 익혀보세요.
단어를 장기적으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시험’이 최고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시험이 기억력 향상에는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시험을 자주 볼수록 더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시험 전날, 그렇게 안 외워지던 내용들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던 벼락치기 경험을 되새겨봅시다. 이처럼 뇌도 ‘시험’이라는 긴장감을 주어야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나 봅니다. 그러므로 영단어를 외운 뒤에는 반드시 간단한 퀴즈를 통해 본인의 암기 정도를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또 퀴즈 결과들을 분석하며 메타인지(자신의 인지 처리 과정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를 높이고 학습 전략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외운 단어는 ‘이용’해야 정말 내 것이 됩니다. 힘들게 외운 단어가 다음날, 영어 지문에 딱 나왔을 때, 보람이 팍팍 샘솟는 경험이 누구나 있지 않나요? 영어 단어를 외우는 건 결국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잖아요. 외운 단어들을 독해나 영작, 회화 등을 통해 활용해야만 진짜 영어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어를 외운 다음, 이를 이용한 간단한 영작을 해보는 것도 아주 좋은 습관입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용한 단어들은 굳이 여러 번 외우지 않아도 유독 기억에 잘 남게 됩니다.
영어 단어 외우기. 쉽지 않죠? 힘들게 산에 올라가면 정상에 섰을 때 보람이 더 큰 것처럼 힘들게 공부했기 때문에 그 기억이 더 오래갈 겁니다.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