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종 교육부청사에서 박춘란 교육부차관이 ‘수능 연기 후속조치’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수능 관리와 수험생 안전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전국 시험장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무료 자습공간을 제공하는 등 수능 연기 후속 조처를 내놓았다.
16일 교육부 수능시험비상대책본부는 “문답지 보안 강화를 위해 경찰청 협조 아래 전국 85곳 시험지구 상시 복무인원을 증원하고, 학생 안전을 위해 전국 시험장 1180곳에 정밀 안전점검하는 등 철저한 시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포항 지역 수험생을 위해 기존 14개 시험장 대신 포항 이외의 지역으로 대체 시험장을 긴급히 마련하고, 수험생 배치와 수송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시험장이 변경된 수험생에게는 오는 21일까지 새로 배치된 시험장과 이동방법을 안내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부는 이번 주 포항의 모든 학교의 휴업을 결정하고, 다음주부터는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수험생으로서는 당장 다가오는 주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수시모집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일정도 1주일씩 연기되므로 바뀐 일정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남은 일정에 대한 계획표를 새로 마련해 학습이 미진했던 과목을 추가로 살피는 등 허점을 채울 기회로 살리는 것도 필요하다. 박정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험생들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뀌는 입시 일정을 빨리 숙지해 차질없이 남은 대입 일정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 종강한 학원들도 수업을 일주일 늘리는 등 교육계 전체가 ‘수능 연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교육부의 수능 연기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열어 남은 일주일간 수험생을 위해 무료 자습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16일 회원 학원을 대상으로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잊지 말고, 수능 연기를 이용한 ‘불안 마케팅’ 등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 <이비에스>(EBS)도 일주일간 수험생의 집중 학습을 위한 요약 강의 등을 새롭게 편성했다. 여러 입시업체는 수능 직후로 예정했던 모든 입시설명회의 일정을 다시 조정하고 있는 상태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든 수험생이 일주일간 우왕좌왕하며 섣부른 예측이나 걱정으로 보내기보다 지난 일주일처럼 차분하게 그동안 학습해온 내용을 돌아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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