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 내 공부법]
54. 코딩공부법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너무 쉽나요? 세계적인 닷컴 기업을 만든 억만장자라는 답이 바로 나올 텐데요. 공통점이 더 있습니다. 바로 어린 시절부터 코딩에 빠졌다는 겁니다. 두 사람 가운데서도 컴퓨터광인 저커버그는 초등학생이던 만 11살에 <멍청이들을 위한 C++>(C++ for Dummies)라는 책으로 독학해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고 해요. 우리가 게임에 빠져 있을 나이에 이들은 게임을 직접 만들었던 거죠.
컴퓨터 언어를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코딩 교육은 요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분야입니다.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변하는 모든 것은 컴퓨터, 즉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죠. 일찌감치 코딩의 중요성을 깨달은 미국, 영국, 핀란드 등 선진국들은 이미 코딩 교육을 의무화했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내년부터는 한국에서도 코딩 교육이 도입된다고 하네요.
2018년엔 중학생이,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 5·6학년까지 정규 교과목으로 코딩을 배우게 됩니다. 공교육 안에서 코딩을 배우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입시와 경쟁에 익숙한 현실에선 되레 시험 과목만 더 늘어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또 걱정스러운 건,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준다는 코딩 교육마저 주입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벌써 겨울방학을 앞두고 ‘단기 완성 코딩’, ‘코딩 방학 특강’ 같은 강좌들이 눈에 띄는 걸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성큼 다가온 학교 코딩 교육,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선 코딩 교육의 목표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코딩을 배운다고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모든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올바른 코딩 교육은 기술을 습득하여 코딩 자체를 잘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분석하고 그 문제를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코딩 교육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측면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데 더 힘쓰라고 말합니다. 특히 코딩에 앞서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고 하네요.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 명령어들의 집합을 말합니다. 복잡해 보인다고요? 쉽게 말하면 주어진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순서를 정하는 겁니다. 즉, 문제해결을 위한 순서도죠. 우리 실생활 속에서도 알고리즘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절에 고향에 가려고 하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인지, 만약 운전을 해서 간다면 최단 경로는 무엇인지, 도로 상황 등 각종 변수는 없는지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이런 행위 자체가 일종의 알고리즘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코딩 조기 교육을 위해서는 학원에 가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구조도를 그려보는 습관을 기르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네요.
코딩은 독학이 불가능할까요? 요즘엔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책들도 많이 나와 있고, 인터넷에서도 코딩 관련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특히 코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블록형 코딩 언어인 엔트리, 스크래치, 앱 인벤터 등을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코딩을 쉽게 이해하고 실습할 수 있도록 교육적 목적으로 개발된 블록형 언어인 만큼, 퍼즐 맞추듯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멀티미디어 중심의 결과를 제공하여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 코딩은 미래를 살아갈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하고 이용해야 할 필수 도구입니다. 코딩을 통해 여러분의 꿈 보폭을 더욱 넓혀보시기 바랍니다.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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