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교육부 “교통사고로 인한 건강상의 이유”
최근 입시 현안 비판 여론에 ‘경질설’ 목소리도
최근 입시 현안 비판 여론에 ‘경질설’ 목소리도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담당하던 교육부의 실무 국장이 국가교육회의에 이송안을 넘긴지 이틀 뒤 갑자기 교육부 외부 조직으로 인사 조처돼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교육부 대변인은 “박아무개 대학학술정책관(국장)이 2주 전 교통사고를 당한 뒤 건강 상의 문제로 인사이동을 희망했지만,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발표를 앞 둔 상황에서 바로 인사 조처를 하지 못하다가 이송안 발표 뒤 조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 13일 저녁 인사발령사항 보도자료를 내고 박아무개 대학학술정책관이 16일 지역의 한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인사이동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박 국장의 인사 조처 사유에 대해 ‘건강 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대입개편이란 뜨거운 현안이 계속되는 와중에 담당 국장이 돌연 교육부 외부 조직으로 발령이 나자 ‘경질설’ 등 여러 해석이 나오는 상태다. 최근 교육부 차관이 서울 몇몇 대학에 전화나 면담으로 2020학년도 수시와 정시의 모집 비율을 균형있게 조율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입시 현안에 대해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대입제도과를 이끄는 고등교육정책실의 담당 국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박 국장은 지난해 현 정부 공약인 ‘대학 입학금 폐지’ 등을 이끌어 내며 교육부 안팎에서 추진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학학사제도과장, 학술장학지원관(국장) 등을 맡아 ‘체육특기자 입학·학사제도 개편’, ‘로스쿨 입시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의 굵직한 정책을 이끌어냈다. 교육부는 박 국장의 ‘경질설’을 부인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박 국장이 교통사고로 입원을 할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대입개편안 이송 전까지 업무에 책임을 다하다가 이송안 완성 뒤 인사이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건강 상의 이유라는 인사조처 사유는 형식적인 설명일 뿐, 대입개편이란 뜨거운 현안을 맡으며 내부적으로 여러 갈등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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