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서울촛불교육감 후보경선 토론회'가 열렸다. 조희연 예비후보(현 서울시교육감·맨 왼쪽)와 이성대 예비후보(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맨 오른쪽)의 양자구도로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황춘화 기자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진보진영은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돌입하며 첫 토론회를 시작했고, 보수진영은 후보추대기구 간 갈등을 봉합하고 단일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23일 진보진영의 예비후보인 이성대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후보단일화기구인 ‘2018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차 후보경선 토론회에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성대 예비후보는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예비후보를 향해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며 새로운 교육감이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조 예비후보는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4년 더 시간을 달라’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학교 재단의 비리를 고발한 선생님이 재단에 의해 학교에서 쫓겨나는 등 사학비리 문제가 심각함에도 서울시교육감은 이에 대해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며 “교육은 정의와 진실이다. 리더십의 부재로 정의와 진실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낮은 청렴도 조사 결과(2017년 12위)를 지적하며, 조 예비후보의 전직 비서가 뇌물혐의로 구속기소됐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 예비후보는 “측근 관리를 엄격히 하고 감사 기능도 강화해 서울시교육청의 청렴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조 예비후보는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조 예비후보는 “교육정책에 있어서 단 한방의 만병통치약은 없다. 가장 기본은 내신이고,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며 “이 모든 문제는 교육개혁뿐 아니라 사회개혁 곧 학부모들을 설득하면서 진행해 나가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제가 4년을 더 맡아) 8년을 추진한다고 해도 끝나지 않을 일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지금보다 전혀 다른 사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 등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은 두 후보가 의견을 같이 했다. 미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성화고 문제 역시 4차 산업혁명 등을 고려해 특성화고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진보진영 단일후보를 뽑는 시민경선단에는 13세 이상의 청소년도 참여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만 18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후보 경선 투표긴 하나 투표 연령을 13세 이상으로 파격적으로 낮춤으로서 청소년들이 직접 교육감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 예비후보는 “일찍부터 교육감선거의 투표연령을 만 16세로 낮추자고 주장해왔다”며 “이 문제는 단순히 투표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 운영회 참여 등의 사안까지 확장해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인권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참정권이 필요하다. 참정권이 없는 사람들의 요구는 국회의원들이 귀 기울여 듣지 않기 때문”이라며 “청소년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참정권 확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후보단일화 문제에 어려움을 겪던 보수진영도 갈등을 봉합하고 경선을 추진하고 있다. 보수진영 추대기구들은 그동안 후보등록과 경선을 제각각 추진하며 갈등을 빚어왔는데, 23일 서울시교육감 ‘범우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좋은교육감후보추대본부(교추본)와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5월2일부터 9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뒤 모바일투표와 직접 투표를 합산해 단일화 후보를 선정키로 했다. 후보간 정책토론회도 모바일투표 전에 한 차례 이상 열기로 했다. 현재 보수진영에선 5명의 예비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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