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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5살 신입생 수십 명 받고 4개월 만에 폐원 공지한 유명 사립유치원

등록 2018-07-18 10:03수정 2018-07-18 13:21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유성유치원. 최근 갑작스럽게 폐원을 결정하며 학부모들 사이에 혼란이 일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유성유치원. 최근 갑작스럽게 폐원을 결정하며 학부모들 사이에 혼란이 일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18학년도까지만 유치원을 운영하고 폐원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하정(가명)씨는 지난 2일 아이가 유치원에서 받아온 편지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이의 가방에는 유치원 이사장이 학부모에게 보내는 두 쪽짜리 ‘폐원 통보편지’가 들어 있었다. 5살 아이가 지난 3월 유치원에 입학한 지 겨우 4개월이 지난 날이었다.

이씨는 “몇 개월 만에 문 닫을 유치원이 3월에 수십명의 신입생을 받는 게 말이 되냐. 입학설명회 때 귀띔이라도 해줬다면 이렇게 황당하진 않을 것”이라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유치원을 다시 알아보는 것도 일이지만, 아이를 보낼 유치원을 찾을 수 없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맞벌이인 이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다. 53년 전통의 대형 사립유치원인 서울 유성유치원이 갑작스럽게 폐원을 결정해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이 유치원은 지난 3월 60여명의 5살 아이를 신입생으로 받았다. 6살 재원생까지 포함하면, 이번 조처로 갈 곳을 잃은 아이는 100여명이다. 부모들은 서둘러 주변의 다른 유치원을 알아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유치원은 정원이 찬 상태다.

문제는 사립유치원이 전체 유아교육의 70~80%를 차지하는데도, 유성유치원처럼 ‘갑작스런 폐원’을 선택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유치원 쪽이 밝힌 폐원 사유는 ‘재건축’이라지만,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한 학부모는 “적어도 입학생을 받았으면 유치원을 마칠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통보하는 방식이 적절해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원생의 부모 역시 “재건축 때문에 문을 닫는다는데, 정작 문의해보면 재건축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구청과 교육청 등에 민원을 넣고 있지만 돌아오는 답은 ‘방법이 없다’ 뿐이다. 사립유치원이 폐원 사유서와 신청서를 작성해 교육청에 폐쇄인가를 신청하면, 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5일 안에 서류를 검토해 인가를 내줘야 한다. 서울중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재원생들의 졸업이 끝난 뒤 폐원하는게 좋겠다는 공문을 유성유치원에 보낸 상태”라면서도 “관련 서류를 갖추면 폐쇄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유성유치원은 쪽은 재건축을 연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성유치원 곽일천 이사장은 “건물 노후화로 언젠가 재개발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던 차에 최근 재개발자를 만나 6월에 확정하게 되었다”며 “학부모들의 마음이 많이 어려운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지만, 주변에 전학 가능한 자리를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립유치원도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폐원 절차에 대한 정부의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최현주 연구원은 “먼저 학부모 운영위원회의 비중을 늘리거나 교육청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폐원 절차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 국가가 책임질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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