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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다같이 힘 모아 읽으면 ‘어벤져스 독서’ 됩니다

등록 2018-10-08 20:04수정 2018-10-08 20:09

[함께하는 교육] 박샘의 융합독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어벤져스>, <저스티스 리그> 같은 영화에는 여러 명의 영웅들이 등장합니다. 예전의 슈퍼맨, 배트맨처럼 하나의 캐릭터만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지요. 그리고 이런 영화에서는 영웅 한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큰 문제들이 매번 생겨납니다. 이때 5~6명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특장점을 살려 힘을 모아 함께 문제를 해결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가 바로 그렇습니다. 걸출한 한 명의 개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고도화·전문화된 지식과 정보들이 넘쳐날수록, 이것을 한 사람이 모두 습득·처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된 독서방법이 ‘협력형 융합독서’(이하 협력독서)입니다. 협력독서는 역할 또는 영역을 나누어 읽고 그것을 모으는 융합독서입니다. 협력독서는 크게 토의식 협력독서와 스터디식 협력독서로 나뉩니다.

토의식 협력독서는 관점과 입장을 나누어 각자 선택하고 그에 해당하는 자료와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고 각자의 관점에 대한 깊이 있는 이유와 논리를 정리해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즉, 각자가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전문가가 되어 토의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심포지엄, 포럼, 패널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터디식 협력독서는 책 한 권을 각자 분량을 나누어 읽고 정리하여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또는 같은 주제의 여러 책을 각자 나누어 읽고 발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토의식 협력독서의 경우 ‘공감하며 제대로 듣기’가 중요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협력하면 시간을 단축하거나 개인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성공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듯 여러 사람이 제 뜻대로만 하려 들면 오히려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서로 다른 의견이 너무 많아서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토의식 협력독서를 위해서는 소통의 기술을 비롯해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공감적 경청 능력과 자세가 중요합니다. 공격적 자세, 방어적 태도, 무관심, 자기 과시 등 협력을 방해하는 자세는 버려야 합니다. 각자 언제든 토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서로 소통하는 능력을 기로는 좋은 방법으로 ‘하브루타‘가 그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으로, 짝끼리 토론·토의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브루타는 두 아이가 짝을 지어 서로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는 것을 뜻합니다. 일반적 토의에 ‘질문 주고받는 기술’을 더한 것이지요. 또한 하브루타는 이기는 토론이 아닌 상대를 설득하는 토론을 말합니다.

스터디식 협력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책임감과 티(T)자형 읽기입니다. 앞서 말했듯 스터디식 협력독서는 서로의 신뢰 속에 각자 읽기 영역을 나눈 뒤, 자신이 맡은 부분은 좀 더 심층적으로 정리해 지식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이 맡지 않은 부분도 미리 가볍게 읽고, 기초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상대방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겠지요.

티자형 읽기에서 세로 획은 아이 스스로 다양한 영역을 심층 탐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가로 획은, 아이가 다른 친구들의 영역도 골고루 가볍게 읽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티자형 읽기를 발전시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자신의 관심 분야(세로 획)에서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쌓게 되고, 다른 영역(가로 획)에서는 10∼20%의 핵심 지식과 일반 교양을 지니게 될 겁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아이들 손에는 책이 한 권씩 들려있으면 좋겠지요. 이때 ‘혼자독서’(혼독)도 중요하겠지만, 어벤져스의 영웅들처럼 힘을 합쳐 사고력을 키워보는 ‘협력독서’를 친구들과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책 읽은 뒤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바로 융합 사고의 과정이고, 이를 통해 융합 탐구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동호(‘한겨레교육 융합독서지도사 과정’ 강사, 메타센스 융합인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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