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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20명 학급·석사 선생님…‘강소국의 비결’

등록 2005-12-11 21:47수정 2005-12-12 18:54

핀란드 수도 헬싱키 북부 지역인 반타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인터넷을 이용해 자료를 검색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핀란드 수도 헬싱키 북부 지역인 반타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인터넷을 이용해 자료를 검색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나라 밖에선
‘견학 1순위’ 교육 강국 핀란드

무상교육으로 기회균등
특별반 운영 낙오자 막아
학생들 성적 격차
OECD국가중 최저
학교운영과정 교사 영향력 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 정도 가면 북부의 중심도시 올루가 나온다. 이곳 시내에 자리잡은 카스테린 초중학교(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한 곳에 있는 학교)의 7학년(한국의 중1학년) 과학 수업 시간. 14명의 학생들은 먼저 교사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한 뒤 3그룹으로 나뉘어 실험에 들어갔다. 2000년과 2003년 연속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사업(PISA)에서 1위를 차지한 핀란드의 교육 현장을 최근 일본 <홋카이도신문>이 방문했다. 교육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핀란드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모든 나라들의 ‘견학 1순위’ 나라다.

핀란드 교육의 특징은 △교육 관련 모든 비용이 공짜여서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고 △평생 교육받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으며 △우수한 교사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핀란드의 의무 교육 기간은 9년이다. 1반 평균 학생수는 20명으로, 세계 최소 규모다. 자연계는 숫자가 더 적다. 7살에 입학해, 기초 종합 보통교육을 9년간 받고, 중등교육이나 직업교육을 3년 더 받는다. 일반 대학교육은 5년간 이뤄지는데, 직업 전문대학은 2~4년제다. 사립학교는 거의 없다.

타루 룬카물스카 과학담당 교사는 “학생 수가 적어, 한명 한명에게 신경 쓸 수 있고 학생 스스로 답을 찾도록 실험을 여러 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성적이 떨어지는 1, 2학년(한국의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별반도 운영한다. 10명 이내로 구성되는 특별반은 낙오자를 막는 기능을 한다. 핀란드의 모든 학교는 이런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덕분에 학생들간 성적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작다. 학교들간 학업성취도 격차도 가장 작다.

올보키 크메티넨 교장은 “작은 나라가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며 “인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는 복지국가여서 각 가정의 수준 차이가 작고, 무료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핀란드가 교육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덧붙였다. 무료 교육 덕택에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는 학생의 성적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미치지 못한다. 핀란드의 대학 진학률은 88%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은 85%다.

가정에서도 교육열은 뜨겁다. 7학년인 요한나 헨리는 건축가인 아버지와 대학 연구원인 어머니를 뒀다. 아버지는 잦은 출장으로 항상 바쁘지만 매주 한번씩 헨리에게 수학을 가르친다. 어머니는 국어 담당이다. 헨리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매일 30분씩 그림책을 읽어 줬다. 이는 핀란드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또 핀란드는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한다. 학교는 한 달에 한 번씩 지역 도서관에 학생들을 데려가서,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책을 빌리도록 한다. 지역도서관이 없는 학교에는 ‘이동 도서관’ 차량이 온다. 초등학교 교실 한켠에는 대개 학생들이 읽은 책의 제목을 적어 나가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핀란드 교사들의 수준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유치원 교사를 하려면 최소한 정규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초·중등학교 교사는 석사학위가 있어야 한다. 교사들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다. 교과서 선택 등 학교 운영 과정에서 이들의 발언은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다. 이들은 의사나 변호사보다 수입도 더 많다. 자연스레 우수한 학생들이 교사가 되려 한다. 핀란드 대학교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경쟁률이 매우 높아 지원자의 10%만 들어갈 수 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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