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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전교생 참여 뮤지컬 수업·공연으로 함께의 가치 배우죠”

등록 2018-11-26 18:16수정 2018-11-26 19:51

‘시골학교’ 진천 문백초 73명
지난 5년 매년 창작뮤지컬 올려
전국대회서 여러 차례 수상
행복한 학교 소문에 학생 늘어
진천 문백초 학생들이 창작 뮤지컬 ‘도깨비’ 공연을 하고 있다. 문백초 전교생들은 뮤지컬을 익혀 해마다 학교 안팎의 무대에 올린다. 문백초 제공
진천 문백초 학생들이 창작 뮤지컬 ‘도깨비’ 공연을 하고 있다. 문백초 전교생들은 뮤지컬을 익혀 해마다 학교 안팎의 무대에 올린다. 문백초 제공
‘함께’의 힘은 크다. 충북 진천 문백초등교는 ‘함께 교육’으로 작은 기적을 일궈 나가고 있다.

이 학교는 교문 앞 쪽엔 논밭, 뒤에는 야트막한 산이 두르고 있는 전형적 시골 학교다. 전교생이라곤 73명이어서 1~6학년 모두 2반이 없다. 모두 6년 내내 1반, 같은 반이다.

학년별로 따로 수업을 마치면 전교생이 함께하는 공부·놀이·학습이 많다. “어떤 학생도 소외되는 일이 없게 하려고 늘 ‘함께’를 강조한다. 작은 학교여서 가능한 일이다.”(서은주 교감)

문백초의 자랑은 전교생이 함께하는 뮤지컬이다. 2013년 4월 교육부가 공모한 학생 뮤지컬 사업에 선정되면서 뮤지컬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 사업은 농어촌 등의 문화 소외 지역 학생들에게 뮤지컬 수업을 통해 자아 실현을 하려는 뜻으로 도입됐다.

목요일은 아예 ‘뮤지컬 데이’다. 교과 수업을 마치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전교생이 뮤지컬 수업을 한다. 현역 배우인 오혜미·안선희씨가 틈틈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뮤지컬 담당 교사도 있다.

진천 문백초 학생들이 창작 뮤지컬 ‘도깨비’ 공연을 하고 있다. 문백초 전교생들은 뮤지컬을 익혀 해마다 학교 안팎의 무대에 올린다.문백초 제공
진천 문백초 학생들이 창작 뮤지컬 ‘도깨비’ 공연을 하고 있다. 문백초 전교생들은 뮤지컬을 익혀 해마다 학교 안팎의 무대에 올린다.문백초 제공
2013년부터 해마다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려 세상을 놀라게 한다. 올핸 학생들이 대본을 쓴 <도깨비>로 지난 2일 진천 청소년 외국어 페스티벌에서 연극·뮤지컬 부문 은상을 받았다. 2014년엔 어린이들의 세상을 그린 <어른들은 몰라요>로 대한민국 창의 인성 한마당에서 대상을 받았다. 2016년엔 왕따 등 청소년 문제를 다룬 <우리 같이 놀자>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전국 학생 뮤지컬 경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영은 방과후 학교 뮤지컬 담당 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1학년부터 뮤지컬 수업을 하고, 틈틈이 학교 안팎의 무대에 서면서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아요. 무대에서 신나게 놀고 내려오니까 관객도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모든 학생은 함께 바이올린을 배운다. ‘온 마을이 아이 하나를 키운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마을과 동문이 힘을 보탰다. 학교는 이 학교 졸업생인 송기호 금성개발 회장이 해마다 내는 장학금 3000만원 등으로 바이올린을 마련했고, 모든 학생은 자기 바이올린으로 연주한다.

‘화상영어, 뮤지컬, 바이올린, 독서논술, 회화, 컴퓨터, 사물놀이, 서예….’ 이 학교 6학년 이유건군이 학교에서 수강하는 무료 방과 후 프로그램이다. 아침 8시 30분 화상영어 수강으로 하루를 시작해 교과 수업, 방과 후 프로그램을 거쳐 오후 3시 50분께 하교한다. 이 군은 “도시 아이들은 학원에서 배우는 걸 우리는 학교에서 익힌다. 다들 대여섯개 정도는 수강한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진천 문백초 1~6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6남매 프로그램. 학생들이 서로 형·누나·언니·동생이 돼 서로를 다독이는 이 프로그램은 문백초의 자랑이다. 문백초 제공
진천 문백초 1~6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6남매 프로그램. 학생들이 서로 형·누나·언니·동생이 돼 서로를 다독이는 이 프로그램은 문백초의 자랑이다. 문백초 제공
학교는 ‘6남매’ 10쌍이 다닌다. 6남매는 1~6학년까지 누구나 형·누나·언니·동생이 돼 서로를 다독이게 하는 학교만의 자랑이다. 이들 6남매 10쌍은 취미·특기 등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면서 우애를 다진다. 서 교감은 “요즘 가정은 대개 자녀가 한둘 정도여서 외롭다. 우리 학교는 학교에 오면 적어도 6남매를 맺어 주니까 다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동네 한 바퀴 돌기 행사에 참여한 진천 문백초 학생들. 문백초 제공
동네 한 바퀴 돌기 행사에 참여한 진천 문백초 학생들. 문백초 제공
학교는 매주 화·목요일 오전 전교생과 교직원이 함께 학교 뒤 오솔길을 걷고, 장애·일반 학생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하면서 ‘함께’의 가치를 깨닫는다.

여느 시골 학교는 학생이 줄지만 문백초는 전입 학생이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63명이던 전교생은 올해 73명이 됐다. 지금 학교 병설 유치원에 19명이 다니고 있어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오은주 교장은 “행복한 학교로 소문이 났는데 이젠 꿈과 끼를 키우는 안전한 학교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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