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제 시행되면서
일·학업 병행 ‘샐러던트’ 늘어
방송대 재학생의 56%가 3040세대
46년간 쌓은 원격 교육 노하우
스터디모임도 1800개나 돼
재학생 포함 동문 80만명
6·13 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10%가 방송대 동문
일·학업 병행 ‘샐러던트’ 늘어
방송대 재학생의 56%가 3040세대
46년간 쌓은 원격 교육 노하우
스터디모임도 1800개나 돼
재학생 포함 동문 80만명
6·13 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10%가 방송대 동문
[함께하는 교육] 한국방송통신대 신·편입생 모집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용래(31)씨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일반대학 생명과학과를 졸업했지만 다시 방송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김씨는 “생명과학을 전공했던 건 원래 의사가 되고 싶던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대학생활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기획·홍보에 관심을 갖게 됐고 더 나아가 정치 쪽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방송대 법학과로 진학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방송대 법학과에 입학했고 8월부터는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정치 관련 경험을 쌓고 있다. 세계 어디든 민주주의 국가라면 기본적으로 법치를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유럽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치인 가운데 법조인 출신이 많다.
그는 “이과 출신이지만 학생 때부터 문이과 통합 지식을 쌓고 싶었다. 법학을 공부하는 게 삶에 도움도 되고 인문학적 감성도 키울 수 있다”며 “일과 학업을 함께하면서 실무와 이론을 서로 적용할 수 있어 정치인으로서의 소양을 더욱 폭넓게 키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역시 같은 과에 3학년에 재학 중인 배창수(37)씨는 보험회사 손해사정사로 일하면서 방송대를 다니고 있다. 그는 “국민대 법학대학원에서 손해사정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지만, 법 일반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얻고 싶어 방송대 법학과에 진학했다”며 “장기적으로 법학 박사 학위도 취득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조하나(35)씨는 현재 병원 수술실의 상근직 간호사로 일하면서 방송대 간호학과를 다니고 있다. 4살·6살 두 남자 아이를 둔 조씨는 “나중에 대학원 진학을 생각 중”이라며 “교재나 방송 콘텐츠 내용이 좋아서 현업에서 일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방금 소개한 세 직장인처럼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샐러던트다. 샐러던트란 직장인(Salaryman)과 학생(Student)을 합성한 말이다. 사이버대학처럼 직접 교정에 가지 않고도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교육 기관이 크게 늘었지만 방송대는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교육 대학이다.
■ 원격교육 대학 가운데 유일한 국립
방송대에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자기계발을 하는 3040샐러던트를 흔히 볼 수 있다. 방송대 2018학년도 1학기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재학생 약 11만명 중 3040세대는 56%인 6만여명(30대 2만 6309명 40대 3만 4849명)이다.
이들이 방송대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시간에 거의 구애 받지 않고 학업을 할 수 있다. 업무 스케줄에 따라 학습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학업을 이어 갈 수 있다. 김용래씨는 “수업 동영상을 1주일에 하루를 몰아서 봐도 되고 꾸준히 매일 1시간씩 봐도 된다”며 “나는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어 시간을 내서 하루 2~3시간씩 보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조하나씨는 “아이들 다 재우고 인터넷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회사 출퇴근할 때 버스 안에서 동영상 강의를 보기도 한다”고 밝혔다.
방송대는 지난 1972년 개교해 역사가 46년이나 된다. 반세기에 가까운 원격 교육 노하우로 올해 초 U-KNOU 캠퍼스(방송대 콘텐츠 포털)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에 따라 학부 정규 강의,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무료 교수-학습 자료), 평생교육 콘텐츠 등 방송대가 보유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방송대의 교육 콘텐츠와 스마트러닝 시스템은 지난 2011년 국제 품질보증기관인 영국표준협회(British Standards Institute)로부터 디지털 콘텐츠 개발 및 품질 관리 분야에서 ISO 9001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그러나 방송대 재학생들이 원격 수업만 받는 게 아니다. 전국적으로 1800여 개의 스터디 그룹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배창수씨는 “방송대 법학과에는 여러 개의 지역별 스터디 모임이 있는데 나는 서울 서남부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청심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며 “1주일에 한두 번, 10여명이 모이고 매번 3시간 정도 스터디를 한다. 방송대 출신 변호사 선배 등이 학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 스마트러닝 시스템 ISO 9001 인증
방송대는 학비도 저렴하다. 학기당 30만원 대다. 더구나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장학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장학금(만 24살 이하)’과 ‘실버장학금(만 70살 이상)’을 신설했다. 올해는 ‘재취업준비장학금’과 ‘스터디리더 장학생 선발’까지 추가했다. 이밖에 결혼이민자와 다문화자녀 재학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다문화장학금’, 탈북학생을 위한 ‘북한이탈주민장학금’ 등이 있다. 성적 장학금은 직전학기 평점평균이 학과별·그룹별 상위 7% 이상은 수업료 전액이, 7% 초과에서 20% 이내면 수업료의 50%가 면제되며, 상위 20% 초과에서 50% 이내는 수업료 2만6800원이 차감된다.
장학혜택을 받는 재학생 비율은 2015년 28.6%에서 2016년도 29.3%, 2017년도 31.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장학금 총액도 2015년 124억 2400만원에서 2017년 137억여원으로 지난 3년 새 13억원 늘었다.
방송대는 폭넓은 동문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개교 이래 46년 동안 약 68만 명의 졸업생과 현재(2018년도 기준) 약 11만 명의 재학생이 있다. 동문이 80만 명이나 된다. 국가 인재풀 시스템인 ‘2017년도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 4위, ‘2016년도 고위공무원단 출신 대학 6위’, ‘2015년도 기초지방자치단체장 배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선자 272명(국회의원, 교육감, 시도지사, 구시군의장) 가운데 방송대 출신은 28명이다. 김태경 <함께하는교육> 기자 ktk7000@hanedui.com
2019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 안내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총장 류수노)가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2019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4개 단과대학 23개 학과에서 신입생 5만 6912명, 편입생 10만 2254명(2학년 3만 7691명, 3학년 6만 4563명)이다. 신입생은 고등학교 △고등학교를 졸업(예정)한 자 △법령에 따라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 편입생은 △대학교 또는 전문대학교를 졸업(예정)한 자 △4년제 대학(각종학교 포함)에서 1학년 또는 2학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자 △독학에 의한 학사 학위를 취득한 자,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과 ‘평생교육법’에 의한 학위 취득자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과 ‘평생교육법’에 의한 35학점 또는 70학점 이상 학점취득자라면 지원할 수 있다.
입학신청은 방송대 홈페이지(www.knou.ac.kr)에서 지원서를 작성하고, 졸업(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은 우편이나 학교를 방문해 제출해야 한다. 합격자는 내년 1월24일 발표, 등록 기간은 내년 1월24일부터 1월31일까지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한국방송통신대 대학 본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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