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을 아직 하지 않은 아이들은 이미 시작한 친구들과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걱정됐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5학년 현주는 이제 교실 문을 쾅! 열고 “야, 생리대 있는 사람?”을 외칠 수 있을 것 같다며 깔깔댔다. 전 세계의 반을 차지하는 모든 여성들의 몸에서 매월 일어나는 ‘생리’라는 신체현상. ’부끄러워’한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 제공
오늘은 지난 11월27일자 23면 칼럼에 이어 두 번째 생리 이야기입니다. 이번 ‘생리를 생리라 말하지 못하고’ 칼럼은 총 3회에 걸쳐 진행합니다. 교육방송(EBS) 육아학교 유튜브 계정에 수업 영상으로도 올라와 있습니다. 유튜브 검색창에 ‘나의 첫 월경수다’를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 탐폰이 뭐야?
지난 11월2일, 드디어 초등 4학년부터 6학년까지 서른여섯 명의 학생이 모였다. ‘나의 첫, 월경수다’를 위해 학원도 빠지고 왔다며 들떠있었다. 서로를 소개 한 뒤, 가장 먼저 월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더 재밌게 보라고 바삭바삭한 팝콘도 준비했다. 역시 영화를 볼 때는 팝콘만 한 게 없지. 고소한 향기와 함께 얼어있던 분위기도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다큐에 나오는 생리용품에 아이들은 놀라워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탐폰이 뭐야?” “생리컵을 어떻게 몸속에 넣는 거지?”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다큐를 본 뒤 모둠을 나눠 부스별로 체험했다. ‘생리, 당황의 연속’에서는 함께 모여앉아 생리에 대한 경험을 나눴다. 전체 행사명이 ‘나의 첫, 월경수다’였던 만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부스였다.
초경을 했을 때 어땠는지, 부모님께는 어떻게 알렸는지, 갑자기 생리를 해서 당황한 경험은 있는지. ‘이걸 말해도 되나’ 조심스러워하더니 이내 너도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며, 아무와도 할 수 없었던 ‘생리 이야기’를 왁자지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갔다.
초경을 아직 하지 않은 아이들은 이미 시작한 친구들과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걱정됐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5학년 현주는 이제 교실 문을 쾅! 열고 “야, 생리대 있는 사람?”을 외칠 수 있을 것 같다며 깔깔댔다. 전 세계의 반을 차지하는 모든 여성들의 몸에서 매월 일어나는 ‘생리’라는 신체현상. 부끄러워한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초경을 아직 하지 않은 아이들은 이미 시작한 친구들과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걱정됐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5학년 현주는 이제 교실 문을 쾅! 열고 “야, 생리대 있는 사람?”을 외칠 수 있을 것 같다며 깔깔댔다. 전 세계의 반을 차지하는 모든 여성들의 몸에서 매월 일어나는 ‘생리’라는 신체현상. ’부끄러워’한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 제공
■ “부끄러울 게 뭐 있어!”
우리 몸에 직접 닿는 생리대를 붙이고 교체하는 몇 초 외에 얼마나 만져보는가? 화장실 밖에서 생리대를 본 적은 있는가? 월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생리대와 가장 친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다, 월경’ 부스에서는 도화지 대신 생리대와 탐폰에 각종 그림도구로 그림을 그렸다.
4학년 아이들은 생리대를 까고 펼치는 방법부터 배웠고, 탐폰을 꺼내 물에 담가보기도 했다. 엄청나게 불어나는 탐폰을 보며 “피를 이렇게나 많이 흡수해요?”라며 눈이 동그래졌다. 생리대 작품을 들고 사진을 찍자 하니 “안 찍고 싶은데…”라며 꺼려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러자 옆의 친구가 “부끄러워할 게 뭐 있어! 생리대 들고 나랑 찍자!”며 팔짱을 꼈고, 둘은 활짝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 수업에서 생리대는 이제 ‘볼드모트’같은 금기어가 아니었다.
김수진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 교사, <예민함을 가르칩니다>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