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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1인 미디어 전성시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등록 2019-01-21 11:35수정 2019-01-22 09:38

아미샘의 미디어가 왜요?
최근 1인 미디어 관련 여러 기사를 접하면서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과 책임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와 스마트폰 등이 보편화되었으니, 그 이후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셈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러 미디어 장이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일상을 공유하고 표현하며, 새로운 공론장에서 의견을 나누고 사회의 변화를 끌어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고 토론하며 집단 지성을 쌓아갈 수 있는 환경, 이를 통한 민주적인 소통 환경의 조성이 인터넷으로부터 출발한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사람들이 기대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장밋빛 풍경만 펼쳐지지 않습니다. 잘못된 정보와 ‘가짜뉴스’의 확산, 무책임한 정보의 생산과 공유, 사이버 왕따와 개인 신상정보 공개 등이 사회문제로 등장하였습니다.

미디어 사용자이자 생산자인 우리 아이들은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활용 능력을 습득하기 때문이지요. 3∼4세 아기가 부모의 스마트폰을 들고, 고사리손으로 유튜브 화면을 터치해 원하는 영상을 선택하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부모세대에게는 그만큼의 큰 책임이 부여되고 새로운 능력도 요구되겠지요.

먼저 사용자로서 개인에게는 주도적으로 정보의 진위를 가리고 선별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다양한 검색 엔진을 통해 개별적으로 정보를 선택하고 취합하는 큐레이터이자, 다양한 생산자가 만든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우는 능력을 지닌 비판적 사용자가 되어야 하는 환경입니다.

현재 미디어 플랫폼은 확증편향을 증폭시키는 필터 버블(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걸러진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 속에 사용자를 가두기 쉽습니다. 이러한 필터 버블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도 의도적으로 소통하면서, 자신이 접하는 정보와 의견을 다양하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접하는 데에 시간과 공을 들이기는 쉽지 않지요. 이러한 노력은 디지털 환경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민으로서의 책임일 수도 있습니다.

둘째 생산자로서의 개인에게는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줄 청중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동시에 정보 생산자로서 책임감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디지털 공론장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때 혹은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때 그 영향력에 대해 인지해야 합니다.

정보를 선택하고 판단하는 능력,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함에 있어 책임을 지는 태도, 일회성 놀이처럼 공론장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안에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 등이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 개인에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책임을 개인에게만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건강한 디지털 소통 환경의 조성을 위해 사회와 미디어 산업체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 구조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합니다. 우리가 접근하는 정보, 생산하는 정보의 유통은 미디어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영향을 받습니다. 어떠한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미디어 플랫폼의 구조적 특징이 무엇인지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에 사용자가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대안적 플랫폼 제작을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미디어 학자인 이선 주커먼(Ethan Zuckerman)은 엠아이티(MIT)대학의 시민 미디어 센터 프로젝트로 ‘고보’(Gobo)라는 대안적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했어요. 고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필터를 적용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만나는 사용자, 그 과정에서 접하는 정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디어 플랫폼을 직접 제작하는 수준까지 가지 않더라도, 미디어 전체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영역으로 점차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실제 교육 사례를 다음 칼럼에서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커뮤니케이션북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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