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국어교육과에 이어 초등교육과에서도 오랫동안 남자대면식이 이뤄졌고 여학생들의 얼굴평가, 순위 매기기 등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를 벌여 25일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관련자 14명에 대해 징계하기로 결정됐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교대 재학 시절 이른바 ‘남자 대면식’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서 여학생 외모를 품평하고 성희롱 발언을 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와 임용 예정자 14명에 대한 감사를 벌여온 서울시교육청이 이들을 징계하기로 했다. 단톡방에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언급하며 “예쁜 애는 따로 챙겨 먹는다”고 말한 현직 교사에 대해서는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25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특정감사 결과를 보면, 매해 3월 선후배 간 친목 도모를 이유로 진행된 ‘서울교대 남자 대면식’에서는 신입 여학생의 이름, 사진, 소모임 등 개인정보 및 외모평가 내용이 포함된 ‘소개자료’가 졸업생에게 제공됐다. 대면식에서 이들은 재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과 그 이유를 빈 스케치북에 적었는데, 여기에 성희롱 발언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감사 결과 확인됐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2017년 대면식의 교내 술자리에서도 성희롱적인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언론에 보도된 현직 교사의 부적절한 단톡방 발언이나 같은 과 여학생에 대한 외모평가 발언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이에 따라 관련된 현직 교사 7명 가운데 3명에게는 중징계를, 1명에게는 경징계를, 3명에게는 경고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임용 예정자 7명 가운데 1명에게는 중징계 처분을, 6명에게는 경징계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감사 결과는 당사자에게 통보한 뒤 재심의 절차를 거쳐 경징계는 소속 교육지원청, 중징계는 시교육청에서 징계 처리 절차를 진행한다. 징계와 더불어 재발방지 및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한 특별교육 이수 등 후속 조처도 취해진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성폭력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불관용의 원칙 아래 신속하고 철저히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음으로써 신뢰받고 안전한 교육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대 등 교대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잇따랐지만 전국 대다수 교대에서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독립된 교과목으로 개설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올해 5월 한국교원대 등 총 11곳 교대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독립된 과목으로 개설한 곳은 춘천교대뿐이었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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