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육 정상화와 대입제도 공정성 확보를 위한 포럼’ 자료집(전국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 연구단)에서 갈무리
대입제도 개편의 한 방안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예고된 가운데, 학종의 핵심인 ‘비교과’ 영역을 개선할지 폐지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학교생활기록부는 주당 34시간의 ‘교과활동’과 4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작성되는데, 비교과 영역인 창의적 체험활동에는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 영역이 부모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스펙’ 부풀리기 등으로 오용된다는 여론이 높아, 최근 제기된 ‘학종 개선안’은 주로 비교과 영역을 줄이거나 손보는 것으로 논의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6일 “학종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크다”며 “비교과 영역의 ‘폐지’까지 전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선’과 ‘폐지’ 사이의 간극은 크다. 교육단체들 역시 비교과 항목 가운데 논란이 되고 있는 수상 경력, 자율동아리, 개인 봉사활동 실적 등을 ‘개선’하자는 요구를 해왔다. 이 항목 자체를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 있는 한편, 학생부에 기재할 내용을 간소화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등 개선 방향도 다양했다. 그렇지만 “비교과 영역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드물었다. 비교과 영역 전면 폐지는 “학생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평가”한다는 학종 자체를 폐지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30일 입장을 내어 “학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내신 경쟁이 더 가중되며, 교과 활동으로 불공정 논란의 불똥만 옮겨가게 만드는 등 또 다른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며 ‘비교과 영역 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대원 실천교육교사모임 대변인은 “학종 도입 이후 그나마 활성화됐던 학교 내 다양한 활동이 고사하고 지역,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더욱 ‘상위권’ 대학에 가기 어려워지는 등 교육 불평등이 좀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이날 발표한 고교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0.4%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와 고교학점제 운영의 취지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대입전형”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꼽았다. 28.4%는 “새로운 대입전형 개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역량을 평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54.8%)는 의견이 많았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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