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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부, ‘수능 감독 의자’ 배치 안한다

등록 2019-11-03 16:05수정 2019-11-03 16:15

“국민 정서 검토해야…올해 시행 어려워”
실천교육교사모임 “인권위에 진정할 것”
지난해 11월15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해 11월15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교사들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기립성 저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중등교사 5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과도한 심리적 부담(복수 응답, 71.8%)과 체력적 부담(71.5%)을 들었다.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된 교사들은 시험 감독 업무와 수험생 소지품 관리 등에 1인당 최대 7~8시간 투입된다. 작은 소음에도 민감한 수험생들의 항의가 나올까봐 정전기가 나지 않는 옷과 무음시계를 준비하고, 아침식사를 거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힘든 건 시험시간 내내 꼼짝없이 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설문에서 해결 방안으로 감독관용 키높이 의자 배치(67.3%)를 가장 많이 꼽은 이유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실천교육교사모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새로운학교네트워크 등 교사단체들은 의자 배치를 포함한 수능 감독관 근무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교사 3만2천여명의 서명을 모아 지난달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수능 감독관용 의자 배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3일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설명을 종합하면, 교육부는 “감독관용 의자 배치는 국민정서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올해 수능에 즉시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31일 교사노동조합연맹에 보냈다. 교육부는 “현재 고등학교 내신시험, 각종 국가 주관 시험에 감독관용 의자를 배치하지 않는데 이는 시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민원을 방지하고 수험생들이 안정된 분위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그 대신 교육부는 감독관 업무를 하다가 발생하는 각종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단체보험에 올해부터 가입하고 수당 인상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앞으로도 의자 배치는 상당 기간 시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교사들의 요구를 외면한 극히 실망스러운 조처”라고 비판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능 감독을 갔다온 교사들은 허리·다리 통증 등을 호소하며 일부는 병가를 낸 사례도 있다”며 “수능 감독관들이 겪는 신체적·심리적 고통 등 인권침해 내용을 모아 곧바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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