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 학교 학생들과 코로나19 관련한 대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교육부 제공
개강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 지역에서 입국하는 학생들이 많을 대학가에 눈길이 쏠린 가운데 대학생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예민한 시기일수록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오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찾아 교직원들과 학생, 유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국 입국 학생들의 2주 동안 등교중지 권고 등 교육당국의 코로나19 관련 대책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는 취지다. 학생들의 불안이 자칫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 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소통을 강화한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교육부는 지난 12일 코로나19 관련 대책에 ‘인식 개선 및 갈등관리’를 과제로 포함시키고, “유학생 공동체와 적극 소통하여 자율적 방역관리 노력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간담회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은 교육당국의 조처를 대체로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국인 유학생 최강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입국 학생들은 개강 전 2주 동안 최대한 외부접촉을 피하는 등 자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유학생회장 김주연씨는 “교육당국이 개강연기 등의 조처를 하고 학교가 입국 전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걱정이 많이 사그라든 상태”라고 했다. 다만 기숙사에 입사하지 않고 자기 숙소에 머무르는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좀 더 소통을 강화해 상황 파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외대에는 전체 3401명의 유학생이 있는데, 이 가운데 1719명이 중국 출신이다.
한국 학생들은 무엇보다 ‘불안감’을 문제로 꼽았다. 전문인력에 의한 방역, 충분한 정보 제공, 마스크·손소독제 비치 등 지원을 늘려 개강을 앞둔 학생들의 심리적인 불안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언어통번역학부 김온유씨는 “충분한 정보 제공, 지원 확대 등으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근거없는 혐오감을 없애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 학교의 기숙사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교육부 제공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감염병은 100%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어렵다. 정부가 최대한 방역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학과 학생들이 불편해도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등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자체와의 협조에 따라 기숙사 입사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지자체 내 연수원 등 별도의 거주공간을 마련하는 방안, 예비비를 써서 대학에 방역물품 등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김나현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한겨레>에 “드러내놓고 말하긴 어렵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 학생, 유학생 구분 없이 최대한 소통과 교류를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총학생회는 ‘중국인 유학생’, ‘격리’ 등 자칫 일부 학생들에게 차별적이거나 배제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말들을 ‘중국 입국 학생’, ‘생활공간 분리’ 등으로 고쳐쓰자고 학교에 제안했고, 학교에서도 공식적으로 이런 말들을 쓰고 있다고 했다. 중국인 유학생 최강씨는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 금지’ 등 일각의 차별적인 시선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는데, 유은혜 부총리가 “한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인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 말하고 학교에서도 “우리 모두가 외대생”이라는 팻말을 붙이는 등 ‘모두가 우리 학생’이라는 메시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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