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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단체들, “사학비리 방치한 교육부 감사관, 검찰 복귀 반대”

등록 2020-03-26 15:32수정 2020-03-26 15:40

임기 마치는 검사 출신 교육부 감사관
‘경력채용’ 형식으로 검찰로 돌아갈 전망
“‘꼼수 파견’ 자인하는 꼴, 복귀 막아야…
사학비리 방치에 대해 고발 조처할 것”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이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의 검찰 복귀를 저지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제공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이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의 검찰 복귀를 저지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제공

검사 출신인 교육부 감사관이 임기를 마친 뒤 검찰로 다시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 관련 단체들이 “꼼수 복귀”라며 이를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사학비리를 제대로 감시·처분하지 못했다며 감사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고도 밝혔다.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은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의 검찰 복귀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 감사관은 사학을 포함한 341개교의 교육비리를 근절할 책무가 있으나, 마땅히 고발, 수사의뢰할 사안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조만간 직무유기로 김 감사관을 고발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김청현(59) 교육부 감사관은 검사 출신(사법연수원 20기)으로, 지난 2015년 검찰에 사직서를 내고 개방형 직위(고위공무원 나급)인 교육부 감사관으로 임명됐다. 교육부 감사관은 전국 시도교육청과 대학, 전문대학, 공공기관, 국립병원 등 전체 455개 기관의 행정감사를 총괄하는 자리로, 2010년 교육부는 교육비리 근절 대책의 하나로 이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바꾼 바 있다. 그해 검찰 출신인 박준모 검사가 외부 인사로서 처음으로 감사관직을 맡았고, 그 후임으로 김 감사관이 2015년부터 5년 동안 근무해오다 다음달에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이날 단체들은 “검사직을 사임하고 교육부 감사관에 임용되어 5년간 사실상 사학비리를 방치한 자가, 또다시 경력검사채용 형식을 통해 검사로 복귀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으로 합당한 일인가” 비판했다. 전임이었던 박준모 감사관이 임기를 마친 뒤 경력검사채용으로 검찰로 돌아간 바 있으며, 현직 김 감사관도 이런 전철에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들은 “교육부 감사관 직위는 단순 파견직이 아닌 개방형 임기직인데, 검찰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저열한 방식의 검사 ‘꼼수 파견’이었음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감사관과 함께 청와대 파견, 국회 파견을 ‘검사의 3대 꼼수 파견’으로 꼽고, 이를 끝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감사관이 임기 중 사학비리 등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 감사관은 징계·고발 조치 등 감사에 따른 처분의 정도를 결정하는 처분심의위원장도 맡는다. 사실상 감사의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총책임자인 셈이다. 그러나 단체들은 “교육부는 최근 10년 동안 사학비리 3106건을 적발했는데, 고작 205건의 비위 사실에 대해서만 검찰 고발 및 수사의뢰를 조치했다. 비위행위자에 대한 신분상 조치 중 90% 이상은 징계라고 보기 힘든 경고·주의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2015년 학교법인 현암학원(동양대) 회계감사에서, 대학시설임대료 등을 교비회계에 넣지 않고 법인회계에 넣는 등 업무상 횡령·배임에 해당하는 위법행위가 드러났는데도 고발·수사의뢰 등의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단체들은 “이 같은 감사관의 업무 해태로, 학교 구성원이나 교원단체, 시민단체, 언론이 대신 고발 조치하는 참담한 촌극이 일어나기까지 했다. 이는 직무 유기이자 전형적인 감찰 무마 사안으로, 조만간 교육부 감사관을 고발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런 내용에 대해 1800여명이 연대 서명한 성명을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앞으로 보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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