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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중고생 59% “원격수업 적극 참여지만 사교육 필요해”

등록 2020-04-23 05:00

교육단체, 학생 747명 온라인 설문조사

95% “적극 참여”…이유는 “출석·생기부 반영”
“학업에 대한 부담과 불안 떨치지 못해,
입시교육중심으로 흐를 우려…대책 필요”
원격수업 환경 미비 등의 격차도 고려해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3학년 7반 교실에서 온라인 개학식이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전국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3학년 7반 교실에서 온라인 개학식이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 중·고등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원격수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성취도에 대한 부담과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비영리 민간단체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 교육협동조합 ‘마인’이 이달 17~22일 주로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7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원격수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사교육(학원·인터넷강의) 도움의 필요성을 느끼는지’ 묻자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9.1%로 나타났다. 고3인 이아무개군은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바로바로 물어보는 것이 대면수업에 견줘 힘들다” 중3인 김아무개양은 “이대로 시험을 보면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는 등 불안을 호소했다.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 자체가 그리 낮지는 않았다. ‘만족한다’ 39.5%, ‘보통이다’ 32.3%, ‘만족하지 못한다’ 28.1%였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이 95.4%에 달했는데, 학생들은 ‘출석이나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되므로’(48.3%), ‘중간·기말고사에 출제될 수 있어서’(26.3%) 등을 적극적인 참여의 이유로 꼽았다. 원격수업의 난이도는 ‘보통’(71.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등 비교적 적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사교육 도움의 필요성이 높다는 응답이 많은 데 대해, 이번 조사를 진행한 단체들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사태 앞에서 학업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감을 쉽게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입시 준비와 성적이 우선인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특성이 원격수업에서도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고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개학에 맞춰 일부 학원들이 “학원에서 학교 원격수업을 대비해준다”며 일과시간에 특별반을 운영하는 등 원격수업이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나에게 온라인 개학은 ○○이다’에 대한 학생들의 단답형 응답들을 분석한 결과.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제공
‘나에게 온라인 개학은 ○○이다’에 대한 학생들의 단답형 응답들을 분석한 결과.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제공
원격수업 실시가 교육 격차를 더욱 벌릴 가능성도 지적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의 차이에 따라 온라인 개학 기간 동안 1일 평균 학습시간(개인학습, 사설 인터넷강의 포함)이 달랐다. 스스로 학업 성취도 ‘중 이상’이라 평가하는 집단은 하루 7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비율이 26.8%인 반면 1시간 미만 공부한다는 비율은 3.8%에 그쳤다. 반면 ‘중 이하’ 집단은 하루 7시간 이상 14.3%, 1시간 미만이 14.3%였다. 1일 평균 수업시간이 비슷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격차는 개인학습과 사교육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체들은 “입시 교육에 강한 학교들의 경우 교육과정은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입시 교육에 몰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입시중심교육, 입시불공정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원격수업을 받는 환경에서도 격차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수업용 장비가 준비되지 않았다(4.2%), 와이파이 및 데이터 연결이 준비되지 않았다(1.5%), 수업 준비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12.8%), 수업을 듣기 위한 조용한 공간이 없다(10.8%) 등의 응답들은 이를 보여준다.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의 장점과 단점도 뚜렷이 나타났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의 집중도가 대면수업에 견줘 낮다(61%)고 지적했다.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힘들다”, “수업하는 분위기가 아닌 환경에서 집중이 어렵다” 등을 원격수업의 단점으로 꼽기도 했다. 반면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다”, “반복해서 학습이 가능하다” 등이 원격수업의 장점으로 꼽혔다. ‘나에게 온라인 개학은 ○○이다’에 대한 응답을 모아보니, ‘새로운’, ‘기회’, ‘경험’, ‘자유’, ‘자기주도학습’ 등의 긍정적인 낱말들과 ‘별로’, ‘인강’, ‘불편함’, ‘고통’, ‘힘듦’, ‘부족함’ 등의 부정적인 낱말들이 함께 나타났다. “집에서 공부한다는 나 자신이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동아리 활동 등이 온라인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등의 의견들도 있었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는 “가정에서 도와줄 부모,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학원 수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학생의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등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생 수준별 다양한 콘텐츠 확대, 주 2~3회 한 두명의 학생이라도 대면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질의응답 세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출결과 입시라는 외적 동기뿐 아니라 내적 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원격수업에서도 짝 활동이나 모둠수업 등을 통해 실제 개인과 가정,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의 수업을 개발해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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