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온라인 개학을 했던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학교에 간다. 애초 개학일이 3월2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2일 만에 등교하는 셈이다. 방역당국은 학교라는 공간적 특성상 벌어질 수 있는 전파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감염병의 일상적 위험을 관리하면서 학교의 교육활동을 진행하는 등교수업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방역당국과 협의 결과, 대다수 학생의 등교는 5월 연휴 기간 뒤 최소 14일이 경과돼야 하며 고등학교 3학년은 진로·진학 준비 등을 고려해 7일이 경과한 시점부터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원·학부모 의견 수렴 결과에서도 시기적으로는 ‘생활 방역 전환 후 1주~2주’, 방법으로는 ‘학교·학년별 단계적 등교’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3학년 외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6일부터 2주가 경과한 20일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게 된다. 20일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생이 학교에 간다. 이어 27일에는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이, 다음달 1일에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생이 등교한다. 중·고등학교는 고학년이 먼저지만, 유·초등학교는 저학년이 먼저인 셈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원격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과 학부모 조력 여부에 따른 교육격차, 가정의 돌봄 부담 등을 고려해 비교적 조기 등교가 결정됐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역별로 감염증 추이나 학교별 밀집도 등 학교마다 여건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등교수업 때 구체적인 학사 운영 방법은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학년과 학급별로 시간 차이를 두고 등교하게 하거나,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해서 운영하거나, 학급 단위로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눠서 운영하거나, 수업시간 자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학교별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 있는 재학생 60명 이하의 소규모 초등학교·중학교 1463곳은 예외적으로 13일부터 등교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학생 밀집도가 낮은 대신 돌봄 수요가 높아, 이미 거의 전교생이 긴급돌봄 교실 등으로 학교에 나오고 있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수학교의 경우 유·초·중·고 단계별 등교수업 일정을 따르되, 역시 시도 및 학교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등교개학 결정에 대해 “4월20일께부터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가 하루 10명 미만으로 많이 감소해 지역사회의 위험도는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등교개학 이후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있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고학년 또는 중고등학생보다 거리두기나 위생수칙 준수 등에서 위험도의 차이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전국 어린이집의 등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어린이집 등원 여부는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육 수요가 있음에도 어린이집이 학교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