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으로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의 절반가량이 “동영상 콘텐츠 활용과 과제 수행의 결합”을 이 수업에 가장 적합한 유형으로 꼽았다. 3분의 1가량은 “1차시 수업을 준비하는 데 평균 4시간 이상 걸린다”고 밝혔다.
6일 비영리단체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이 전국 교사 4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원격수업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원격수업에 가장 적합한 수업 유형”으로 응답자 51.3%가 “동영상 콘텐츠 활용과 과제 수행의 결합”을 꼽았다. “실시간 양방향 강의와 동영상 콘텐츠 활용의 결합”(24.5%), “실시간 양방향 강의와 과제 수행의 결합”(9.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교육당국은 실시간 쌍방향, 동영상 등 콘텐츠 활용, 과제 수행 등의 원격수업 유형을 제시한 바 있는데, 절대 다수의 교사가 2가지 이상을 섞어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 4월27~29일 교사 22만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교사 43%가 “최소 2개 이상의 혼합형”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콘텐츠 활용과 과제 수행을 혼합”한다는 답이 82%에 이른 바 있다. 혼합형을 제외하면, ‘콘텐츠 활용’(40.9%)이 가장 많았고 ‘과제 수행’(10.6%), ‘실시간 쌍방향’(5.2%) 등이 뒤를 이었다.
준비 없이 시작한 원격수업에 교사들 역시 익숙해지는 데 힘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인식 조사에서 교사들은 “원격수업 경험의 부재”(43.8%), “학생들 과제 확인 및 피드백 주기”(44.3%) 등을 온라인 개학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정보통신기술(ICT) 활용기술 부족”(29.1%), “수업자료 준비”(29.1%) 등을 꼽은 교사들도 많았다. 원격수업과 관련해 “수업 준비”(51.9%), “전화 등으로 학생·학부모 관리”(20%), “과제 점검과 피드백 주기”(18.5%) 등에 시간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시 수업을 준비하는 데에, “4시간 이상 소요된다”는 응답이 37%로 가장 많았다.
원격수업은 교사들에게 교육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긍정적인 계기로도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 수준별 수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원격수업으로 구현하고 싶은 것을 2가지 꼽아보라”는 요청에, “학습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확인하면서 진행하는 수업”(54.9%), “질문과 생각하는 시간이 있는 수업”(43.8%), “학생의 개인별 학습 요구 차이를 고려한 수업”(39.4%)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에서 교실수업보다 학생 수준별 수업이 잘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실에서 참여하지 않던 학생들도 원격수업에서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등의 의견을 냈다.
온라인 개학 기간에 학생들의 학력(성적) 격차를 심화시킬 주요 요인으로는, “자기주도 학습능력 차이”(83.2%)와 함께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인적·제도적 자원의 유무”(39.6%)가 주로 꼽혔다. “자기주도 학습능력 키워주기”(63.4%), “학생별 맞춤 안내, 코칭 및 학습 자료 제공”(44.5%) 등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교사들은 앞으로 등교개학이 시작되더라도 수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훨씬 더 많이 활용할 것 같다”(16.6%) 또는 “많이 활용할 것 같다”(41.1%)고 응답했다.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연수를 받고 싶은 분야로는 “원격수업 디자인 역량 향상”(51.7%), “동영상 강의 제작 스킬”(50.2%), “피드백 스킬”(29.8%) 등이 꼽혔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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