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광진구 양진초등학교에서 교장과 교직원이 교실 에어컨 청소·점검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학교방역 가이드라인’ 수정본을 발표해, 창문의 3분의 1을 열어 환기를 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에 머무르는 동안은, 학교의 승인을 받아 ‘교외체험학습’ 차원에서 학생이 일정 기간 집에 머물며 학습을 하는 것도 출석으로 인정된다. 코로나19 감염 걱정 때문에 등교 자체를 꺼리는 일부 학생·학부모의 우려를 반영한 조처다.
7일 오후 교육부는 등교수업과 관련한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과 ‘학교방역 가이드라인’ 수정본 등을 발표했다. 오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재개되는 등교수업을 앞두고 마련한 세부지침이다.
가이드라인을 보면, 등교개학 뒤 확진환자·의심환자가 생겨 등교가 중지될 땐 그 기간 동안 출석이 인정된다. 특히 교육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경계일 땐 ‘가정학습’도 교외체험학습 신청·승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교외체험학습은 가족여행 등 학교 밖 활동을 학교장이 20일가량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인데,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정 내 활동까지도 교외체험학습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학습계획서를 내어 학교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하며, 사후엔 결과보고서도 내야 한다. 기저질환·장애가 있는 ‘고위험군 학생’도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경계일 땐 사전 허가 및 사후 증빙 제출을 전제로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출석을 인정받는다. 이런 출결 관리는 유치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런 조처가 ‘등교선택권’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풀이에 박백범 차관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것일 뿐 등교선택권 인정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학부모 등이 요구하는 것처럼 원격수업이냐 등교수업이냐를 개인별로 선택하게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등교개학 뒤엔 원격·등교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시험범위에 모두 포함되며, 지필평가의 횟수나 수행평가 반영 비율 등은 학교장이 재량껏 결정한다. 확진환자 발생으로 지필평가를 아예 치를 수 없게 되는 경우엔, 학교와 시·도교육청의 협의에 따라 대체시험을 치르거나 이전 성적을 토대로 점수를 매기는 등 ‘인정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 개인이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에도 인정점 부여가 가능하다.
등교 전후나 학교에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학생·교직원은 애초 지침과 달리 귀가하지 않고 곧바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검사·진료를 받아야 한다. 점심시간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항상 마스크를 써야 하며, 체육시간에도 실외에서 2미터 간격을 띄우는 경우가 아니라면 예외가 아니다. 바이러스 전파 위험 때문에 공기청정기는 가동이 제한된다. 단 에어컨 등 냉방기기는, 환기를 위해 모든 창문을 3분의 1 이상 열어둔 채 가동하도록 권고했다. 높아진 교실 온도로 마스크와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늘어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전문가 의견이 반영됐다.
시·도별 등교수업 일정은 애초 교육부가 제시한 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안 되지만, 원격수업 병행 등으로 조금 미뤄지는 것은 문제없다”고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이 학교의 밀집도를 낮출 방법을 고민 중인 가운데, 경남에선 학급당 학생 수가 기준(초등학교 20명, 중학교 25명)을 초과하는 경우 공간을 분리해 2개 그룹으로 운영하는 안을 내놨다. 학년·학급별로 등교 시간에 차이를 두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최원형 기자,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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