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1교시 시험 시작에 앞서 학생들이 문제지 확인과 답안지 작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소재 이른바 ‘상위권’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정시)에서 지난 5년 동안 재수생 이상의 졸업생 합격 비율이 꾸준히 늘어, 최근엔 재학생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재학생과 졸업생 최종 등록 현황’을 보면, 서울 소재 12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에서 재학생 대비 졸업생의 합격 비율이 2016학년도 48.2%(6234명) 대 51.8%(6919명)에서 2020학년도 34.4%(3592명) 대 65.6%(7127명)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학년도엔 재학생보다 3.6%포인트 많았던 졸업생 합격 비율이, 지난해엔 재학생의 2배가량으로 늘어 31.2%포인트나 많아진 것이다.
대학별 현황을 보면, 서울대의 경우 2016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 합격자 가운데 재학생이 55.7%를 차지했었으나 2020학년도에는 43.4%로 줄었다. 반면 재수생 이상의 졸업생은 같은 기간 44.3%에서 56.6%로 늘었다. 연세대는 수능 위주 전형 합격자 가운데 재학생 비율이 49.3%에서 31.3%로 줄어든 반면 졸업생 비율은 50.7%에서 68.7%로 뛰었다. 서울여대는 2016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에서 재학생 합격자가 55.5%로 더 많았으나, 2020학년도에는 졸업생 합격자가 54.1%로 더 많아졌다. 건국대의 경우엔 2020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에서 재학생 합격자의 비율이 26.4%, 재수생 합격자의 비율이 73.6%로 3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런 결과를 두고 강민정 의원은 “수능 시험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 정시 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보다 공정하고 약자에게 유리하다는 세간의 통념과 반대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강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시 확대’는 사교육 조장 정책이고 교육격차 확대 정책인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마련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서 서울 지역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 전형의 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권고한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