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세종시에서 150㎞를 행진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20일 오후 국회를 향해 서울 영등포로터리를 지나가고 있다.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갑자기 시작된 온라인 수업의 강의 질이 부실하고 학교 시설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반기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권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에 나서지 않은 대학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다. 등록금 반환 재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적립금을 두고는 학생과 대학 쪽 주장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
28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등록금 반환 소송인단 모집에 총 3951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대넷은 30일까지 신청인별 소송 진행 여부를 최종 정리한 뒤, 7월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전대넷은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한 이번 소송에서 ‘등록금 일부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등을 물을 계획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소송전을 벌이게 된 것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돌려줄 여력이 충분히 있으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대학들이 향후 건축비, 장학금, 연구비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쌓아둔 적립금이 그 근거 중 하나다.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가 2019년 회계연도 사립대 교비회계 결산서를 확인한 결과, 전체 153곳 가운데 올해 2월 말 기준 누적적립금이 1000억원이 넘는 대학이 20곳에 달했다. 홍익대가 757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6371억원), 이화여대(6368억원), 수원대(3612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대학을 포함해 적립금이 100억원이 넘는 대학은 모두 87곳으로, 적립금 총합이 7조7220억원에 이른다. 가장 먼저 등록금 반환 물꼬를 튼 건국대의 누적적립금은 847억원, 건국대에 이어 ‘특별장학금’ 형식으로 등록금 일부를 돌려주기로 한 한성대의 누적적립금은 188억원 수준이다.
누적 적립금 100억원 이상 사립대학 현황. 자료 대학교육연구소 제공
하지만 대학 쪽은 “대학 등록금 동결이 장기간 지속돼온 상황에서, 사립대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적립금은 (등록금 반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효은 대교연 연구원은 “등록금 반환을 위해 우선 대학들이 최대한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며 “특히 노후 교실의 증개축을 위한 건축적립금에 한해 등록금을 적립할 수 있는데, 최소한 올해만이라도 이런 식으로 등록금을 남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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