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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재혼가정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등록 2020-07-07 06:31수정 2020-07-07 11:11

최이선의 부모연습장
Q. 6학년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별거와 이혼으로 3년이 지났고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정식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아이와 그 사람은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게임을 같이 하면서 사이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새로운 출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두렵습니다. 결혼생활 동안 남편의 언어폭력에 시달렸고, 이혼 과정에서 아이는 틱이 생기기도 했고 불안 등의 문제로 지난해부터 심리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A. 이혼은 가족 모두에게 참으로 힘든 스트레스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 상실감, 우울감, 분노 등을 느끼게 됩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엄마의 입장과 아이의 입장이 조금 다름을 볼 수 있습니다. 엄마에게는 전 배우자가 실제적으로 좋지 못한 대상이지만 아이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과 놀아주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지 않았어도 아빠와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던 아이는 “아빠의 화내는 모습은 싫지만 직접 저를 때린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이에게도 아빠와의 헤어짐에 대해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애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마도 양가적 감정들을 표현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혼 과정에서 아이는 심한 자존감의 손상을 겪습니다. 가족화를 그려보라고 하면 자기 자신을 손톱보다 작게 그리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부모의 이혼이 아이의 생애에 큰 스트레스이고 아픔이고 상실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새아빠가 친밀감을 형성하기 전에 아빠로서 권위만 내세우면 새로운 가정에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일차적으로는 친밀감 쌓기, 관계 만들기가 우선이고 이것이 선행될 때 새아빠의 권위도 인정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이와 새아빠가 친밀감을 형성하기 전에 아빠로서 권위만 내세우면 새로운 가정에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일차적으로는 친밀감 쌓기, 관계 만들기가 우선이고 이것이 선행될 때 새아빠의 권위도 인정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남의 가정은 온전해 보이고 자신의 가족은 온전하지 못하다는 느낌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옵니다. 이제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지요. 여하튼 엄마는 아빠와 헤어졌고, 엄마는 이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데 엄마가 선택할 사람이 그 사람인지 혹은 나인지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이 새로운 이 가정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할지에 대한 두려움도 크겠죠. 위의 경우는 새아빠가 싱글이지만 자식이 있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여하튼 이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안전감이고 신뢰감일 것입니다. 일단 아이와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나 새아빠의 입장에서나 소통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아이와 정서적으로 소통이 되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으면 첫째 단계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정식으로 아이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해야 합니다. 아마 아이도 추측하고 있겠지만 엄마가 직접 설명해주길 기다리고 있겠죠. 그동안 힘들었던 과정에 대해 아이의 마음을 들어보고, 새아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예측 가능해지므로 아이가 더욱 안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제는 새아빠가 될 분과 아이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해두어야 합니다. 아이와 새아빠가 친밀감을 형성하기 전에 아빠로서 권위만 내세우면 새로운 가정 형성에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일차적으로는 친밀감과 관계 형성이 우선이고 이것이 인정될 때 새아빠의 권위도 인정됩니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서로 익숙하지 않은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서로의 문화와 습관을 존중해주는 모습을 통해서 아이는 엄마와 새아빠 사이의 존중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아빠의 건강한 권위가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부부 둘만의 일이 아니라 아이와의 시간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참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이 충분해야 새 가정의 결합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부모의 양육 태도에서 융통성과 일관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더욱 아이는 안전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아이의 사춘기는 또 다른 복병입니다. 이에 대비해 부모와 아이는 일주일에 한 번은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안을 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필수입니다. 나중에 곪아서 터지는 것보다는 어색하더라도 자꾸 시간을 내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아이의 심리상담 과정 중에는 가족 참여 시간이 있습니다. 새아빠도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애착이나 관계 형성을 위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교육학(상담 및 교육심리) 박사

최이선 소장에게 묻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보내주세요. mamhealing@naver.com

최이선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교육학(상담 및 교육심리) 박사
최이선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교육학(상담 및 교육심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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