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남지부 “현직교사가 불법촬영, 용서받을 수 없는 흉악범죄”

경남 김해·창녕서 잇따라 붙잡혀

서울 성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가 6월19일 서울 국민대 종합복지관 내 탈의실에서 휴대전화와 불법 촬영 간이점검카드 '몰가드'를 이용해 불법카메라를 찾아내는 시연을 하고 있다. 휴대전화 후면 카메라 앞에 붉은색 셀로판 재질의 간이점검카드를 대고 플래시와 영상모드를 활용해 불법카메라 설치 의심장소에 비추면 반짝이는 렌즈를 찾아낼 수 있는 방식이다. 연합뉴스

최근 경남 김해와 창녕에서 현직 교사가 학교 여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발각된 사건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남지부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흉악범죄”라며 가해자 엄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전교조 경남지부는 성명을 내고 “텔레그램 엔(N)번방 성착취 사건의 충격에서 미처 헤어나오기도 전에 다른 곳도 아닌 학교에서 이러한 범죄가 발생한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성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과 연대해야 할 교사가 학교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사에 의한 범죄라는 점에서 전교조 경남지부 역시 책임을 통감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경남도교육청에 학교 구성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남도교육청은 사건 발생에 대한 단순 정보 말고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고, 해당 학교장 역시 사건에 대한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안전한 학교 공간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도내 모든 학교 화장실의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 정기 점검 △구체적인 피해자 지원방안 제도화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실질적인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선처 없는 가해자 엄벌 등을 요구했다.

김해 한 고등학교 교사 ㄱ씨는 지난달 24일 학교 1층 여자 화장실 변기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창녕의 한 중학교 교사 ㄴ씨 역시 지난달 26일 학교 2층 여자 화장실 변기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들을 직위해제하고 해당 학교에 대체 강사를 투입했다. 또 불법촬영 카메라 감지장치를 동원해 도내 학교 976곳 모두를 대상으로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e-mail]